[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던 '중국판 넷플릭스' 러스넷(乐视网)이 6억달러(7천86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것을 계기로 중국의 명문 사립학원인 장강상학원(长江商学院, CKGSB) 인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중국뉴스넷(中国新闻网), 베이징청년보(北京青年报) 등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러스넷은 지난 15일 하이란(海澜)그룹, 헝싱(恒兴)그룹, 이화(宜华)그룹, 민화홀딩스(敏华控股), 위웨(鱼跃)그룹, 뤼예(绿叶)그룹 등으로부터 총 6억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이같은 투자는 많은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낳았다. 투자자 중 민화홀딩스의 경우에는 쇼파, 가구 등을 주로 제조하고 있으며 뤼예는 제약기업이기 때문에 러스넷과 그리 큰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이번 투자가 자웨팅(贾跃亭) CEO와 해당 기업의 CEO 모두 장강상학원의 동문인데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자웨팅이 자신의 웨이보(微博)를 통해 투자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함께 장강상학원의 동문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CKSSB는 중화권 최고 부호 리자청(李嘉诚, 리카싱)의 '리카싱재단'이 2002년 후원해 설립한 비즈니스스쿨로 하버드, 와튼, 옥스퍼드 등 세계적 비즈니스스쿨에서 영입된 교수진과 첨단시스템으로 개발된 교육환경을 기반으로 글로벌경제 및 이머징 마켓의 발전 양상과 전망을 깊이 있게 분석하고 있다.
더욱이 장강상학원의 공식 소개에 따르면 이 학원 출신이 중국 500대 브랜드기업 중 20%를 차지하고 있다. 알리바바(阿里巴巴) 창립인 마윈(马云), 레노보(联想) 창립인 류촨즈(柳传志) 등이 이 곳 출신이며 황샤오밍(黄晓明), 리야펑(李亚鹏) 등 유명 톱스타들 역시 이 곳 출신이다.
장강상학원 출신 기업인들 사이의 협력은 활발한 편이다. 실례로 알리바바가 설립한 온라인물류업체 차이냐오넷(菜鸟网)의 경우 알리바바, 인타이(银泰), 푸싱(复星) 등 물류기업이 공동으로 설립했는데 인타이의 선궈쥔(沈国军) 회장, 푸싱의 궈광창(郭广昌) 회장 역시 장강상학원 출신이다.
베이징청년보 등 일부 언론은 "장강상학원 동문들 사이의 협력은 활발하지만 이 학원에 들어가기 위한 학비는 매우 비싸 사람들 사이에서는 '부호클럽'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장강상학원 금융MBA의 경우 2017년 학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돌려받을 수 없는 신청비만 1천위안(17만원), 등록금은 4만8천위안(821만원)이다. 지난 2014년 기준으로 봐도 신청비는 800위안(13만7천원), 학기별 학비는 39만8천위안(6천807만원)이다.
시간으로 계산하면 단기속성반은 상대적으로 더하다. 중국기업CEO 과정의 경우에는 기간이 18일이며 과목은 5과목 뿐이지만 수업 장소는 런던, 컬럼비아, 스위스, 홍콩 등이며 비용은 55만위안(9천393만원)이다. 수업을 위한 왕복 비행기표와 비자 비용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처럼 부담이 상당하지만 그만큼 돌아오는 것도 많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조사에 따르면 EMBA 과정을 수강한 학생의 경우 장강상학원의 투자수익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2005년 졸업생의 경우 졸업 4년 후 임금상승률은 16%였다.
신문은 "자웨팅에게 있어 수십만위안(1위안=170원)의 학비로 일류 강사의 교육을 받았을 뿐 아니라 동문들로부터 6억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수지 맞는 투자"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