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바오닷컴 ㅣ 한태민 기자] 중국 화동(华东)지역 교민의 숙원 사업인 쑤저우(苏州) 한국학교 건립 사업이 완공을 앞두고 자금난으로 막바지 난관에 부딪혔다.

국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쑤저우 한국학교 신축에 필요한 150억원의 자금 가운데 마지막 민간 모금액 20억원이 부족해 자칫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1일 2학기 개학에 맞춰 신축공사를 마치려는 일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중국 3대 담수호 중 하나인 타이후(太湖)변에 위치한 쑤저우한국학교는 쑤저우 우장(吳江)구에 3만8천528㎡ 부지를 확보하고 지상 4층 건물 2개 동으로 초·중·고 24개 학급을 수용하는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쑤저우는 삼성, 포스코, 만도, LG, 두산 등 대기업과 함께 1천200여개의 한국기업이 진출한 곳으로 교민 2만5천명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지만 3천여명에 달하는 한국 학생을 위한 학교가 없어 교민사회가 애를 태워왔다.

이상철 쑤저우한국인회 회장은 "외국계 국제학교는 고액의 학비를 부담해야 하고 중국 현지학교는 교육과정에 큰 차이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였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2011년 학교 설립이 추진돼 2013년 한국과 중국 정부의 학교설립 승인을 받고 해외 한국학교로는 이례적인 속도로 학교설립이 진척돼 왔다.

재외국민 학교 건축자금의 조성은 한국 법규상 정부 지원금과 민간 자체부담이 50대 50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쑤저우는 물론 상하이, 쿤산 등 중국 화동지역의 교민들과 삼성, 이랜드 등 현지진출 기업들이 성금모금에 적극 화답했다.

현지 우장구 정부도 한국학교 유치를 위해 타이후 변의 개발지구 요충지에 부지를 내주고 시세의 절반 이하로 매입대금을 깎아준 것도 모자라 대금의 3분의 1을 기부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내 한국학교로는 유일하게 중국의 공익사업기본법 적용을 받게 돼 세제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해졌다.

하지만 정작 완공을 2개월 앞두고 민간이 부담해야 할 75억 원 중 20억원이 아직 확보되지 않아 공사일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민간자금이 확보되지 않으면 정부지원금도 나오지 않게 된다.

쑤저우 한국인회는 부족한 자금 확보를 위해 화동지역 교민사회에서 '사랑의 벽돌쌓기 운동'이라는 5천구좌(구좌당 2천위안) 모금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아울러 현지 진출해 있는 항공사, 타이어 제조사를 비롯한 10여개 대기업들은 한국 본사의 관심 및 이해 부족으로 아직 확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원재 쑤저우한국학교 교장은 "현재 21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중국 학교의 시설 일부를 임차해 수업을 하고 있으나 교실부족으로 야외수업을 해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 학생이 예정대로 신축학교로 이전해 정상적인 학교수업을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