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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의 어머니' 메르켈의 변심

[기타] | 발행시간: 2016.12.08일 10:53
총리 4연임 위해… "대규모 난민수용 다신 없다"

지지율 89.5%로 黨대표 재선출

난민 정책 때문에 선거 잇단 패배 "이러다간 총선도 질 것" 우려

메르켈 "부르카·니캅 착용, 공공장소에선 안 된다" 밝혀

黨論으로 금지案 내놓을 듯


지난해 파격적인 난민 수용으로 '난민들의 엄마'로 불렸던 독일 앙겔라 메르켈(62) 총리가 6일(현지 시각) "다시는 대규모 난민을 조건 없이 수용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州) 에센에서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CDU) 전당대회에서 난민 수용 정책과 관련, "지난해 여름 같은 상황은 절대 반복될 수도 없고, 반복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89.5%의 지지를 얻어 2년 임기의 기민당 대표에 재선출됐다. 기민당·기독사회당 연합이 내년 9월 실시될 총선에서 승리하면 메르켈은 총리 4연임(連任)에 성공하게 된다.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6일(현지 시각) 독일 에센에서 열린 기독민주당(CDU)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재선출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내년 9월 실시될 총선에서 승리하면 총리 4연임에 성공하게 된다. /EPA 연합뉴스

메르켈은 작년 여름 시리아 내전 등으로 발생한 난민을 조건 없이 받겠다고 전격 결정했다. 이후 난민들이 물밀 듯이 입국해 작년 한 해 독일 유입 난민은 전년의 약 4.4배인 89만명에 달했다.

그가 난민 정책 변화를 선언한 것은 4연임이 걸린 내년 총선과 관련이 있다. 난민 문제로 득세하고 있는 우파 포퓰리즘 정당들의 기세를 꺾기 위해 미리 '우향우'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메르켈과 기민당 지지율은 난민 정책에 따라 급등락을 거듭했다. 지난해 9월 메르켈 지지율은 67%였으나 올해 남부 도시 쾰른에서 중동 난민들의 대규모 성추행·성폭행 사건이 일어나면서 지난 8월 지지율이 45%까지 떨어졌다. 5년 만의 최저였다. 이후 지지율은 회복되는 추세를 보였는데, 이달 초 17세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이 여대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사건이 벌어지면서 다시 수세에 몰렸다.

그는 이날 공공장소에서 부르카·니캅 착용을 금지하겠다고도 했다. 메르켈은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부르카·니캅 착용을 금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부르카·니캅은 이슬람 여성들의 전통적 옷차림으로 부르카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가리고 눈 부위까지 망사를 덮고, 니캅은 눈 부위만 노출한 것이다. 메르켈은 "독일의 규칙은 '얼굴을 드러내라'는 것"이라며 "전신을 가리는 복식은 독일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독일 슈피겔은 "메르켈이 부르카 금지를 말하는 순간 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1000여 명의 대의원이 우레와 같은 환호·박수를 쏟아냈다"고 했다. 기민당 내에선 그동안 부르카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메르켈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기민당 집행부는 이번 주중 부르카 금지 내용을 담은 당론을 확정할 전망"이라고 했다. 각급 학교와 법원,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경찰 검문 장소 등에선 부르카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못하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유럽에선 프랑스가 지난 2011년 부르카 착용 전면 금지 정책을 시행한 데 이어 네덜란드·벨기에·불가리아·스위스 등이 공공장소에서 부르카 착용 금지법을 도입했다.

메르켈이 중동 난민과 이슬람 문화에 대한 입장을 바꾼 데는 내년 총선에서 기민당이 재집권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기민당은 올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극우 정당에 잇달아 참패했다. 지난 9월 메르켈의 지역구가 있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서는 반(反)난민·반(反)이슬람을 내건 극우 포퓰리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20.8%)'에 밀려 3위(19.0%)에 그치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같은 달 베를린에서도 최악의 득표율로 참패했다. 메르켈은 그 직후 "난민 정책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졌다. 할 수만 있다면 시간을 몇 년 전으로 되돌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메르켈의 난민 정책에 실망해 극우로 눈을 돌린 독일 유권자들의 마음을 얼마나 되찾느냐가 메르켈과 기민당의 내년 총선 성적표를 좌우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집권 연정인 기민당·기사당 연합에 대한 지지율은 33~35% 정도에 머물고 있다. 2014년 총선에서는 41.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런던=장일현 특파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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