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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라는 나의 도서관

[온바오] | 발행시간: 2017.01.18일 11:23

▲ 류드밀라 미해에스쿠

[Korea.net] 얼마 전에 한국 드라마의 특징에 대한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그 때 눈에 띄는 드라마 속 광고가 거슬리고 짜증스럽다고 썼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드라마 속 모든 광고가 다 이런 식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내게는 드라마 속에서 광고되는 상품 중에 책들이 항상 주목을 끈다.

한국 드라마 덕분에 내가 읽었던 첫 번째 책은 ‘가부와 메이 이야기’라는 일본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6권짜리 동화책이었다. 2013 년 SBS에서 방송된 ‘주군의 태양’ 속에 등장하는 책이었는데, 책 내용이 드라마 인물들의 스토리와 많은 연계가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때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한국어로 된 동화책을 많이 읽고 있었는데, 그 드라마를 아주 좋아해서 드라마 인물들한테 중요한 그 책을 꼭 읽어 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한국에 갔던 친구에게 책을 찾아 사다 달라고 부탁했다. 책을 받아서 6권을 읽어 봤는데 너무 좋았다. 동화 그림책이지만 복잡한 줄거리와 아름다운 글 때문에 어떤 소설 못지않게 재미있게 읽었다.

그 때부터 드라마를 볼 때 극 중에 소개되는 책을 기대하게 되었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책을 통해 한국 책은 물론이고 외국어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책도 많이 발견했다. 안타깝게도 드라마 속에 등장한 러시아 책을 본 적은 없지만 다른 나라 책은 자주 나오고 드라마 내용과도 잘 어울린다. 예를 들면 ‘주군의 태양’ 속에 또 다른 책이 있었다. 바로 애거사 크리스티(Agatha Christie)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And Then There Were None)’라는 장편 추리 소설이다. 10명의 사람들이 외딴 섬으로 초대되고 그 섬에서 한 명 한 명 죽어 나간다는 내용의 책이다. '주군의 태양’에서는 어린 주인공이 납치되고 납치범은 주인공에게 그 책을 계속 읽으라고 명령한다. 책의 내용이 무서워서 주인공은 책을 끝내면 자신의 목숨도 끊어질 것이라며 겁을 먹게 된다. 어두운 장면이지만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은 그 드라마 내용과 일치했다.

드라마에서 서양 고전 책을 사용하는 또 다른 좋은 예는 2013년 KBS 2TV에서 방송된 ‘비밀’이라는 드라마 속에 등장했던 에밀리 브론테(Emily Brontë)의 ‘폭풍의 언덕 (Wuthering Heights)’이다. 드라마도 소설도 사랑과 복수라는 비슷한 내용을 교차시키며 서로 잘 어울린다.

그러나 한국 드라마 속에서 외국 문학을 어색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2015 년 KBS 2TV의‘프로듀사'라는 드라마에서 케이팝 아이돌의 역을 했던 젊은 여자가 갑자기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의 '데미안(Demian: The Story of Emil Sinclair's Youth)’이라는 지적인 소설에 빠졌다. 물론 좋은 책이지만 K-팝 아이돌에 어울리는 책은 절대 아니다. 참 웃기는 장면이었다.

내가 요새 보고 있는 한국 드라마는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도깨비’라는 작품이다. 드라마의 테마도서는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라는 한국과 서양 시인들의 시집이다. 드라마에서 소개해 주는 그 시집 중에 있는 김인육의 사랑시가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이 시인의 다른 작품도 읽고 보고 싶어졌다. 물론 외국의 시는 가장 이해하기가 어려운 문학 장르이지만 한 번 읽고 보고 싶다.

칼럼의 제목에도 불구하고 내가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는 좋은 책을 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그래도 한국 드라마에서 옷, 신발, 화장품 같은 상품뿐만 아니라 좋은 책도 소개시켜줘서 참 행복하다. 앞으로도 흥미로운 테마도서가 있는 드라마들이 방송되면 정말 좋겠다.

류드밀라 미해에스쿠씨는 러시아 언론사‘네자비시마야 가제타(Nezavisimaya gazeta)’의 포토에디터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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