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에콰도르 수도 키토 외곽 상골퀴에서 콜롬비아 정부측 대표 후안 카밀로 레스트레포(왼쪽)와 민족해방군(ELN)측 대표 파블로 벨트란(오른쪽)가 공식 평화협상 개시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 AFP=뉴스1
ELN, '강성' 마지막 반군…협상 낙관 어려워
(서울=뉴스1) 김윤정 기자 = 콜롬비아 정부가 마지막 반군 세력인 민족해방군(ELN)과 53년간 이어진 내전을 완전히 끝낼 공식 평화 협상을 시작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정부측과 반군측 대표단은 에콰도르 수도인 키토 외곽에 위치한 예수회 수련원(Jesuit retreat)에서 3년 간의 비밀 협상을 마치고 공식 평화 협상을 개시했다.
협상 개최지인 에콰도르 측 대표 후안 마리게는 "양측은 콜롬비아의 완전한 평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평화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정부 측에선 후안 카밀로 레스트레포가, ELN 측에선 파블로 벨트란 ELN 대표가 참석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이번 협상은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것과 더불어 53년 내전을 완전히 종식시키기 위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ELN이 FARC보다 강성이기 때문에 원활한 협상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콜롬비아 엑스테르나도 대학의 프레데릭 마세 교수는 "ELN엔 원리주의자들이 많아 FARC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것"이라며 "그들은 좀더 깊은 수준의 사회적 변화를 원한다"며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을 예상했다.
특히 납치 문제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LN은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수차례 민간인을 납치했다. 국제위기그룹의 카일 존슨은 "ELN은 여전히 납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추후에 누군가를 또 납치한다면 (평화협상은) 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는 2018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산토스 대통령에게도 이번 평화 협상은 쉽지 않은 문제다. 야권 측에선 산토스가 반군의 전쟁 범죄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공세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도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현지 여론조사 업체가 성인남녀 9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1.4%만이 이번 평화 협상 결과를 낙관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10월 FARC와의 평화협상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67.4%)보다 낮은 수치다.
ELN은 콜롬비아 제2반군으로, 지난해 FARC가 정부측과 평화협상을 체결하면서 마지막 반군으로 남았다. 콜롬비아 북서쪽에 거주하며 대원은 약 15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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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