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공기 순환을 설명하기 위해 새끼 고양이를 질식사하는 실험을 소개한 인도의 교과서가 논란이 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인디안익스프레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동물보호단체연맹(FIAPO)은 지난주 출판사 PP퍼블리케이션스에 공식 항의를 제기했다. 해당 출판사에서 발간된 환경 과학 교과서 '아워 그린 월드’에 동물학대를 조장하는 실험이 실렸다는 이유다.
교과서는 밀폐된 박스와 공기 순환 구멍이 있는 박스에 각각 새끼 고양이 한 마리씩을 넣는 실험을 소개한다. 밀폐된 박스에 있던 고양이가 죽는 것을 통해 생명이 살아가는 데 공기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취지다.
FIAPO는 "어린이와 동물을 위험하게 했다"며 "바보 같은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는 동물학대 논란을 일으키며 인도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네티즌들은 SNS를 통해 "그런 실험을 구상한 사람은 동물 대신 상자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PP퍼블리케이션 측은 "두달 전부터 자녀들에게 해를 끼치는 해당 내용을 삭제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을 받았다"며 "교과서를 회수하고 내년에 개정판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인도 북부와 수도 등의 수백 개의 학교에서 문제의 교과서가 채택돼 4학년 교과과정에 이용되고 있는 상태다.
8학년까지 교육위원회가 정한 교과과정에 따라 학교 재량으로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인도에서는 교과서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이 미국에 핵폭탄을 떨어뜨렸다는 틀린 내용이 실렸다.
지난주에는 못생긴 여성과 장애인 여성이 지참금(결혼 시 신부가 신랑 집에 주는 돈) 상승을 이끌었다는 내용으로 비난을 받았고, 2012년에는 육식을 하는 사람들을 사기꾼에, 폭력배, 성범죄자 등으로 묘사한 것이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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