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이라크) = AP/뉴시스】차의영 기자 = 미군과 미국 정부는지난 23일 이라크 모술에서 미군 주도 국제연합군의 오폭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민간인 약 230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대해 25일(현지시간) 미군의 책임을 인정했다.
미군측 성명은 이 폭격이 모술의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을 목표로 미군이 주도한 것임을 시인하고 이미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지만 정확한 민간인 피살자 수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는 이 공습이 IS무장세력의 병력과 무기를 타깃으로 폭격을 해달라는 이라크 군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밝히고 그 목표지역이 이라크 국내 언론과 외신들이 주장하는 민간인 피살지역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보다 이틀 앞서 아랍매체 루다우(Rudaw)는 23일 모술 서부 알 자디다에 있는 건물에서 폭발이 일어나 건물 안팎에 있던 민간인 230명 가량이 숨졌다고 보도했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라크 내 미군 작전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가 이날 모술에서 IS를 표적으로 한 공습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중부사령부의 한 대변인은 보도된 대로 민간인들이 대거 숨진 사실을 알고 있다며 "상황을 점검 중"이라고 말했으며 결국 이틀 뒤에는 미군의 책임을 인정했다.
국제연합군과 이라크 현지군은 작년 10월부터 모술에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공습을 강화해 왔다. 역내에서 민간인 200여 명을 사망하게 할 정도의 공습을 실시할 수 있는 세력은 국제연합군 뿐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이라크지부의 알타프 무사니 대표는 요르단의 암만에서 AP기자와 만나 현재 WHO 현지 인력들이 민간인 부상자에 대한 신속한 치료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확인된 사망자만 이미 100명이 넘는다고 그는 말했다.
무사니는 지난 해 10월 모술 탈환작전이 시작된 이후로 모술 인근에서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만도 최소 5300명이 넘고 지난 달부터 시작된 서부 모술 공격으로 다친 경우도 1300건이나 된다고 밝혔다. 특히 그 중 30% 정도는 15세 이하 어린이들로, 최전선에서 나오는 부상자를 치료하는데 필요한 의료시설도 대폭 부족한 형편이라고 그는 말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공약의 하나로 내세웠던 IS무장세력 근절을 위해 이 지역에 대한 미군공격을 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짐 매티스 국방장관은 최근 이라크의 하이델 알 아바디 총리와 외무장관을 만나 모술의 IS 격퇴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3월 13일과 17일에 모술의 거주지를 폭격한 공습에 대해서도 이라크 국방부는 아직까지 아무런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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