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ㅣ유성현 기자] '신의 한 수'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의 빛나는 용병술이 팀을 위기에서 구해 냈다. 메이저 대회에서 스웨덴에 첫 승리를 거둔 감독으로 이름을 올리는 기쁨도 함께 누렸다.
호지슨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16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유로 2012 조별리그 D조 2차전에서 스웨덴에 짜릿한 3-2 재역전승을 거뒀다. 잉글랜드는 전반 23분 앤디 캐롤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5분과 14분 내리 두 골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이 경기에서 진다면 D조 최하위로 내려앉게 돼 8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잉글랜드로서는 반드시 무승부 이상으로 경기를 마쳐야 했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호지슨 감독의 '신의 한 수'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꿨다. 호지슨 감독은 1-2로 뒤지던 후반 16분 월컷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그대로 적중했다. 월컷은 교체 투입 3분 만에 깜짝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월컷의 활약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후반 33분에는 대니 웰백의 결승골을 도우며 극적인 역전에 크게 기여했다. 교체 투입 17분 만에 이뤄 낸 성과였다. 월컷의 맹활약으로 경기가 뒤집히자 호지슨 감독은 펄쩍 뛰며 환호했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팬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했다.호지슨 감독은 조별리그 2차전까지 마친 현재 잉글랜드를 1승1무(승점 4)로 프랑스에 골득실에서 뒤진 2위에 올려놨다.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성적이다. 1차전에서는 다소 부진한 경기력으로 적지 않은 비난을 감수해야 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치열한 명승부 끝에 의미 있는 승리를 챙겼다. 주로 중하위권 클럽을 맡아 온 '백전노장'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술 운용이 점점 위력을 갖춰 가는 모양새다.2경기 3실점에 이르는 수비력과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세트피스 수비 불안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이날 월컷의 교체 투입을 비롯해 선제골의 주인공인 캐롤의 선발 기용은 충분한 효과를 증명했다. 이번 경기로 확실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호지슨 감독이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는 웨인 루니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또 다른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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