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가 50여년 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확산을 후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런던의 외교 싱크탱크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HJS)는 최근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국들이 이슬람 극단주의를 후원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뿐 아니라 이란·카타르 등 중동 국가들은 극단주의 확산에 힘을 써 왔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사우디는 1960년대부터 중동뿐 아니라 서방의 이슬람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와하비즘' 전파를 위해 수 백만달러를 지원했다.
와하비즘은 매우 엄격한 이슬람 근본주의 사상으로, 사우디 건국의 주체 사상이다. 동시에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단체의 사상적 뿌리이기도 하다.
사우디의 후원은 대부분 모스크(이슬람사원)에 대한 기부금 형태로 이뤄졌다. 이 자금은 극단주의 연설과 극단주의 문서 배포에 쓰였다. 또 영국 내 유명 이슬람 극단주의 연설가들 중 대부분이 사우디 정부가 추진하는 장학금 프로젝트하에 사우디에서 교육과정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HJS는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에 대한 외국 후원에 대한 공개 조사를 촉구했다. HJS의 톰 윌슨 연구원은 "걸프국과 이란 등이 극단주의 확산에 책임이 있다"면서도 "사우디는 그중에서도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라고 말했다.
HJS의 공개 조사 요구는 영국 정부에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영국 내무부는 2015년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총리의 승인하에 자국 내 지하디스트 단체들의 존재와 영향에 대한 보고서 작성에 착수했으나, 아직까지 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영국이 사우디를 비롯한 걸프국과 외교·안보·경제 부문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사우디는 중동 국가 가운데 가장 큰 영국의 교역국이다. 2015년 영국은 사우디에 65억파운드 이상의 재화와 서비스를 수출했다.
이와 관련해 BBC의 안보 담당 특파원인 프랭크 가드너는 영국 내무부의 보고서가 "완성돼 테레사 메이 총리의 책상 위에 놓여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곤란한 내용 때문에 이를 공개하길 꺼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주영국 사우디 대사관은 이번 보고서를 "명백한 거짓"이라고 부인했다. 대사관은 자국 역시 알카에다와 IS 등 테러단체의 공격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지금도, 앞으로도 폭력적인 극단주의 행동이나 사상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