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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는 폰으로 지내고… 나홀로 '休석' 보내고 왔죠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10.09일 08:09
[휴식과 충전의 시간으로…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음식도 간편하게 앱으로 주문

고향 안 가고 공예 강좌 들으며 '나를 위한 시간'으로 연휴 보내



직장인 박승윤(29·가명)씨는 대구에 사는 친·외가 조부모님을 연휴보다 한 주 일찍 찾아뵀다. 서울로 올라오는 KTX에선 연휴 때 '잠적'할 서울 시내 한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도심 거주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이 기간, 싼값에 숙식을 제공하는 '추석 패키지'를 끊었다. "친척들 잔소리 피해서 일주일쯤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요. 진짜 휴일답게 보낼 거예요."

◇단출해진 차례상

추석 풍경이 달라졌다. 스트레스라는 단어와 붙어 다니던 명절이 아니다. '명절 증후군' 유발하는 구습(舊習)은 피하고, 똑똑한 명절을 보내자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차례상은 단출해졌다. 잔뜩 만들어뒀다가 연휴 끝나면 버리기 일쑤인 명절 음식은 앱(APP)에서 먹을 만큼만 주문한다. 직장인 김인경(41)씨는 음식 주문 앱으로 구입한 동태전과 산적, 나물 몇 가지를 가지고 성묘길에 올랐다. "추석 음식도 며칠 먹으면 질리잖아요. 먹고 싶은 것 몇 가지 골라 맛만 봤어요."

그래픽=박상훈 기자


품 많이 드는 차례 자체를 대행업체에 맡기기도 한다. 연휴 첫날 프랑스로 가족여행을 떠난 강주영(33·가명)씨는 30만원을 내고 한 산사(山寺)의 '차례 대행 서비스'를 신청했다. 참석 못한 가족들은 추석 당일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차례 중계'를 시청했다. 그는 "해외여행 떠나더라도 조상과 집안 어르신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갖추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秋夕? 休夕!

명절을 스트레스 주범에서 휴식과 충전의 시간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여성들 사이에서 먼저 일었다. 부산에 사는 주부 이미숙(54)씨는 이번 추석에 남편과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다. 서울에서 직장 다니는 아들은 부모님이 집을 비운 사이 개밥을 챙겨주러 혼자 고향집에 내려왔다. 이씨는 "설날과 추석 중 한 번은 자손들이 휴식과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걸 조상님들도 원하실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고향에 가지 않고 '나 홀로 추석'을 보내는 사람들을 겨냥한 각종 '원데이 클래스'도 인기를 끌었다. 긴 연휴를 '나를 위한 시간'으로 소비하는 것이다. 한 원데이클래스 전문포털에는 가죽공예·가구공방 등 이 기간 개설된 일일강좌 300건이 올라오기도 했다.

15만원짜리 '원데이 프랑스 와인 강좌'를 수강한 직장인 이재민(35)씨는 "연휴 시작일인 지난달 30일 하루만 고향에 머물고, 곧장 서울로 돌아와 수업을 들었다"고 했다. "친척들이랑 붙어 있으면 '언제 결혼하느냐' 같은 말밖에 더 듣나요? 명절은 '잔소리 스트레스' '오지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날이잖아요. 수업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여러 와인도 시음해보면서 오히려 즐겁게 보냈어요."

◇명절 문화, 시대 따라 변해야

이런 변화의 움직임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은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일 대법원에 따르면 작년 하루 평균 290건이던 이혼 신청 접수는 추석 연휴 다음 날 1000건으로 3.6배 늘었다. 지난 설 연휴 다음 날도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860건이 접수됐다.

전문가들은 대가족 중심의 농경사회에서 자리 잡은 명절 문화가 시대에 맞게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윤석진 문화평론가는 "핵가족화를 지나 '1인 가구'가 500만명을 돌파한 현 시점에 명절 문화도 이런 가족 구조에 맞도록 합리적·현실적으로 재편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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