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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 외국인 기술실습생들의 '수호천사'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7.11.06일 09:08
 일본 관서지역 최대 노무인원 감리단체 국제사업부 부장 겸 이사 김진의

  (흑룡강신문=하얼빈)김선화 기자="일본에 기술실습생(과거 연수생)으로 나왔거나 취직했지만 직장으로부터 차별 대우를 받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그들을 도와 노사분쟁을 해결하고 정의를 주재하려면 그에 필요한 무기-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갖추어야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에 기쁘고 위안이 됩니다"

일본 관서지역 최대 노무인원 감리단체 국제사업부 부장 겸 이사 김진의(金真义,61, 지린시 출신) 씨의 말이다. 그녀는 처음으로 일본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따낸 중국인이다. 얼핏 들어서는 잘 이해가 가지 않는 사회보험노무사, 쉽게 말하자면 노동관련 법률문제를 대리하는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전문가를 말한다. 변호사는 법률문제 전반에 대하여 법률대리를 하지만 노무사는 노동관련 법률문제 즉 사용자측 입장에선 기업자문과 사건을 대리하고 근로자측 입장에선 임금체불, 부당해고, 체당금 사건 등의 업무를 대리한다.

  일본에서 해당 국가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만이 노무관리 업무를 펼치고 노사분쟁에 개입할 수 있기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대부분의 대기업은 사회보험노무사를 고용하고 중, 소기업의 경우 사회보험노무사를 자문위원으로 두고 있다.

  사회보험노무사는 변호사 버금가는 법률대리인인 만큼 일본에서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따내려면 경쟁률이 상당히 높다고 한다. 3~4년 시도하다가 그만두는 일본 자국인들도 허다한 상황이다. 그 어렵다는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에 김진의 씨는 무슨 계기로 도전했는지 궁금했다.

25년 전, 일본에서 회사를 다니는 남편과 가족상봉을 위해 중국에서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6살 아들의 손목을 이끌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외국에 처음 나간 누구에게나 그러했듯이 그녀에게도 일본 생활에서 언어가 가장 큰 장벽이었다. 그러나 군인 출신에 엘리터로 사회에서 활약했던 그녀에게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고 사회활동을 접을 수는 없었다.

  지린(吉林)성 창춘시 제4중학교를 졸업하고 참군해서 군인으로 살다가 제대하며 장춘 제1자동차그룹 공장에 취직했던 그녀는 기층의 노동자에서 당위 위원, 지린성 정부중공업청 당위 비서, 지린성사회과학원 조선반도연구소, 지린성 기관간부양성대학 등 단위를 두루 거치며 거듭되는 성장의 길을 걸었다. 지린성사회과학원 재직 시에는 조선 김일성종합대학에 파견돼 중조 근대비교문학 박사학위를 따내기도 했다. 항상 배움을 중단하지 않는 인생길을 걸어 왔던 그녀였기에 언어장벽 앞에서도 굴할 수 없었다. 일본에 발을 들여 놓은 날부터 악착같이 일본어 자습을 시작한 그녀는 2년 뒤에는 현재의 오루전산협동조합(All电算协同组合)에 통역으로 취직했다.

  통역으로 취직했을 때 그녀는 감리단체의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을 방문하고 기업이 노동법을 어기는 행위가 없는지를 알아보는 일을 했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일부 회사에서는 천방백계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이려고 갖은 방법을 썼다고 한다.

어느날 중국의 기능실습생(과거 연수생)이 김진의 씨를 찾아와 자신의 월급이 계약서와 큰 차이가 있다며 하소연했다. 이에 그녀는 해당 회사를 찾아가 이유를 따졌다. 그러나 해당 기업에서는 그녀에게 외국인이 뭘 아느냐며 당신이 사회보험노무사라도 되느냐며 문전박대했다고 한다. 이에 상처를 받은 그녀는 기어코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따내 외국인 기능실습생들을 위해 정의를 주장하기로 마음 먹었다.

  자신이 전공한 분야도 아닌 영역에서, 자국인들도, 법률 전공자들도 따내기 어렵다는 사회보험노무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소식에 주변에서는 그녀를 말렸다고 한다. 법률 전공자도 아닌 그녀가 고용보험법, 건강보험법, 국민연금법, 노동기준법 및 노동안전위생법 등 8가지 법률을 공부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너무 잘 알기에 그녀의 자격양성대학 담당 선생님마저 그만둘 것을 권했다고 한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분투했던 수년간, 그녀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고생을 겪었다. 가정을 돌봐야 했고 직장도 다녀야 했기에 그녀는 틈틈이 시험 공부를 했다. 회사 특성상 외국 출장만 1년에 20~30회 넘게 다녀야 하는 그녀는 기내에서 시험 준비를 하는 일이 허다했다. 그녀가 몇 년을 시험 공부를 했기에 그녀와 함께 해외 출장을 가던 고객마저 "김진의 씨는 수년 째 똑같은 책을 보시네요"라고 농담을 건넸다고 한다.

  그녀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매번 1, 2점 차이로 낙방되며 합격과 인연이 스쳐지나갔지만 7번째로 치른 시험에서는 우수한 성적으로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었다. 그녀가 합격한 제41차 일본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 시험은 일본 전국적으로 합격율이 6%였다고 한다. 그녀가 노무사자격에 합격하자 일본 사회보험노무사 협회에서는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일본인들도 어렵다는 자격증을 53세 나이의 외국인 여성이 따냈기 때문이다. 현재도 일본에서 해당 자격증을 따낸 중국인은 몇 명 되지 않는다고 한다.

  7년 만에 시험에 합격한 그녀의 의지력에 일본인 친구들이 진심으로 축하를 보냈으며 그녀가 그동안 겪은 고생을 아는 이들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평소 외국인 기능실습생들에 차별 대우를 하는 기업들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억눌러오던 그녀에게 노무사 자격증은 합법적으로 그 분노를 토로할 수 있는 분출구를 열어 주었다.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손에 쥔 그녀는 조합인원들과 외국인 기능실습생들에게 일본 노동법을 소개하는 한편 불법 기업 청산에 주력했다. 2년 여의 노력으로 외국인 기능실습생들을 차별 대우하는 불법 일본 기업에 경고를 하고 몇 차례의 경고에도 시정하지 않은 기업에는 외국인 기능실습생 모집 자격을 취소하는 등 외국인 기능실습생들의 피해를 줄이고 그들의 권익을 수호했다.

  김진의 씨의 노력과 성과는 조합으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그녀의 역할은 점점 커져 갔다. 현재 그녀는 조합에서 국제사업부 부장 겸 이사로 활약하고 있다.

  일본 생활 25년, 이제는 안정적이고 어느 정도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김진의 씨는 일을 할 수 있는 한 사회보험노무사로서 일본의 건전한 노무제도 실현에 동참하고 이로써 외국인 기능실습생들이 일본에서 존엄 있게 살 수 있도록 미약한 힘이나마 보탤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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