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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이야기14]《아, 산간의 봄은 좋아》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2.07.31일 11:28
[특별기고]우리 노래 100년 이야기(14)

시대의 새봄을 불러온 정다운 노래

1978년 12월에 개최된 당중앙 11기 3차 전체회의는 중국현대사에서 새로운 력사의 장을 펼치는 계기가 되였다.

이 회의에서는 《문화대혁명》을 비롯한 과거의 극좌적 오유를 전면적으로 시정하고 사상을 해방하고 실사구시하며 일치단결하여 앞을 내다보아야 한다는 지도방침을 제정하고 당의 사업중심을 사회주의현대화건설에로 옮길데 대한 전략적결책을 내리였다.

이로부터 중국의 면모를 일신시키고 비약에로 발돋움하는 획기적인 사변인 개혁과 개방이 전면적으로 실시되였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경제개혁이 선행되였고 이 경제개혁은 또 농촌에서 시작되여 도시로 파급되는 형국을 이루었다. 전국적으로 거세찬 흐름을 형성하여 밀려온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변강인 연변지역에도 급속도로 밀려와 큰 충격을 안겨주었는데 이로 하여 1980년대의 연변 각지는 시대의 새봄을 맞이하는 들뜬 분위기로 넘쳐났다.

연변의 농촌경제개혁은 생산책임제로부터 호도거리의 전면실시 그리고 이 호도거리의 전면실시를 바탕으로 한 여러 가지 전문호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특히 1984년 8월에 제정된 중공연변 주위와 주정부의 《농촌전문호를 발전시킬 데 관한 10가지 규정》에는 토지도급년한을 15년이상으로 연장할것, 농민들이 운수업과 상업에 종사하는것을 허용하고 고무하며 격려할것, 농민들이 자체로 식량을 해결하면서 도시에 들어가 집을 잡고 여러 가지 공공사업에 종사하는것을 지지하며 고무할것, 농민개인이 일군을 두거나 학도공을 두고 자비로 인재를 초빙하는것을 허용할것, 전문호는 국가계획의 지도를 받으면서 경영할것 등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였다.

토지국유화의 현실, 농촌사람과 도시사람을 선천적으로 구분짓는 강제적인 호구제도 그리고 불변의 제도로 지켜오던 계획경제체제를 감안하면 이와 같은 규정의 출범은 획기적인 사회적변화의 거동으로서 개혁개방의 엄청난 효과라고 말하지 않을수 없다.

이처럼 모든것이 걷잡을수 없이 변해가는 현실은 문예창작일군들에게도 큰 충격을 안겨주며 벅찬 감동에 휩싸이게 하였다. 또한 이러한 충격과 감동은 예술작품의 창작적충동을 안겨주어 격변하는 시대의 변화를 담은 훌륭한 작품을 탄생하게 하였다. 사회적 격동기인 당시의 시대적정서와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여 한없이 가슴이 부풀어오른 우리 인민들의 벅찬 심정을 작사자 최현은 다음과 같은 노래말에 담아내였다.


산곡간의 맑은 내물 춤추며 흘러가고

푸른 잔디 언덕 너머 소와 양떼 흘러가네

아, 산간의 봄은 좋아

구성진 피리소리 정답게 들려오네


록수청산 살기 좋아 꾀꼴새 노래하고

나물 캐는 처녀들은 행복을 노래하네

아, 산간의 봄은 좋아

산마다 골골마다 봄이 넘쳐나네


해살 밝은 산기슭에 함박꽃 피여나고

뜨락또르 복음속에 새살림 피어나네

아, 산간의 봄은 좋아

로동으로 꽃피우는 산간의 봄은 좋네


이 노래말은 작사자 최현선생이 현지창작길에서 받아안은 체험을 그대로 종이에 적어 완성한 작품이다.

1982년 5월, 당시 연길시조선족예술단 창작조에 근무하던 최현선생은 창작조일군들과 함께 도문시 수남촌, 룡정시 조양천진 등 연변지역의 여러 농촌마을을 돌며 개혁개방시대의 새봄을 맞아 환희로 들끓는 농촌의 정경을 눈에 담고 호도거리정책으로 생산열의가 드높아진 농민들의 기쁨의 심정을 가슴으로 느끼며 창작소재를 발굴하였다.

이해 1982년은 또한 연변조선족자치주 창립 30돐이 되는 해이기도 하여 자치주창립을 경축하는 《9․3》무대에 좋은 작품을 내놓을 창작조성원들의 책임도 막강하였다. 그리고 이에 더해 연길시조선족예술단은 바로 한해전인 1981년 11월 5일 정식으로 설립되였기에 이 《9․3》무대는 예술단의 특색과 수준을 드러내고 진면목을 과시하는 중요한 무대가 되기때문이였다.

농촌생활을 체험하고 그 체험을 담아 현지에서 창작하면서 최현선생은 시대의 모습을 드러내보이면서 연변이라는 지역적특색도 담아내고 연길시조선족예술단의 작품이라는 이름에도 걸맞게 시대성과 민족성을 겸비한 훌륭한 작품을 창작하리라 다짐하였다.

그러나 글줄은 쉽게 풀려지지 않았다. 낮에는 이곳저곳 다니며 농민들과 함께 일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밤에는 그것을 다시 머리속에 떠올려 글줄에 담아내려 이리저리 뒤척이며 안간힘을 쏟았다. 그러다가 어느덧 그의 눈앞에는 고향의 정겨운 모습이 떠올랐다.

최현선생은 화룡에서 태여나 자랐고 이 예술단에 전근되여 오기전까지 화룡의 한 의료계통에서 일하며 의료대성원으로 농촌지역의 환자들을 찾아가 치료해주고 이산 저산에 널린 산약재를 캐며 고향의 산과 계곡을 누비고 다녔다. 그런데 그 정경들이 산 좋고 물 맑은 화룡 부흥향 청산촌 중봉리의 산과 들과 계곡과 시내물의 경치로 한데 모아져서 그림처럼 눈앞에 펼쳐지는것이였다.

봄철의 산나물, 여름날의 호함지고 탐스럽게 피여나 향기를 뿜는 산기슭의 함박꽃, 푸른 언덕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와 양떼, 산골짜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 그리고 산천어가 뛰노는 맑은 시내물… 거기에 낮에 조양천시장에서 보았던 정경이 곁들여 떠올랐다. 시골에서 온 농촌아주머니들이 기름기 찰찰 흐르는 먹음직한 산나물을 가득 캐여 모아놓고 팔고있었는데 들뜬 사구려소리와 함께 그녀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여나 있었다.

그렇지, 최현선생은 벌떡 일어나 무릎을 탁 쳤다. 《연변의 농촌, 농촌의 봄을 쓰자. 우리 연변은 산간지대인만큼 개혁개방을 맞아 변모된 연변의 봄을 써야지.》 이렇게 가사의 형상을 떠올리고 주제를 잡아내자 글줄이 술술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제목은 《아, 산간의 봄은 좋아》였다. 최현선생은 가사창작에서 노래말은 입에 잘 오르고 곡에 붙어 부르기 쉬워야 한다고 주장하는터였다. 이 가사를 창작하면서 그는 1절, 2절, 3절 가사의 매절 첫 구절과 두번째 구절의 마지막 어휘를 각각 《흘러가고/흘러가네》, 《노래하고/노래하네》, 《피여나고/피여나네》로 통일하여 짧은 편폭이지만 각운의 형태로 동일률을 추구하여 가사의 흐름이 력동적이 되게 했다.

이렇게 자연의 새봄을 맞이한 연변지역 산곡간의 아름다운 정경을 그려내며 그속에 개방의 새봄을 맞이한 연변인민들의 기쁨과 환희를 담아낸 가사가 마무리되였다.

그리고 이 가사에 곡이 붙는 과정에 재미있는 짧은 에피소드가 있는데 일명 《단장님의 권력람용》이다. 예술단의 현지창작단 일행이 연길로 돌아와 작품합평회의를 하게 되였는데 최현선생이 현지에서 창작한 작품으로 이 가사를 내놓았다. 《산곡간의 맑은 내물 춤추며 흘러가고…》 구절구절 맑은 물결처럼 흐르는 노래말은 작곡가이며 예술단 단장인 김성민선생의 가슴속에 그대로 흘러들었다.

김성민단장은 대뜸 이 가사의 운률에 마음이 빼앗겨 종이에 적힌 가사의 구절을 눈으로 훑어보면서 그것이 머리속에 그대로 바로 선률이 떠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이 가사가 다른 작곡가들의 손에 들어갈가봐 냉큼 접어서 자기 호주머니에 넣고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 이 가사는 뭐 별다른 의견이 없는거지요? 그럼 다음 작품을 봅시다.》 김성민단장은 이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들어 이렇게 《권리를 람용》하여 얼른 《자기것》으로 만들어버렸던 것이다.

이렇게 창작된 최현 작사, 김성민 작곡 《아, 산간의 봄은 좋아》 이 노래는 그해 자치주 창립 30돐 기념공연에서 녀성중음가수 김재분이 불러 공전의 히트를 쳤다. 이 노래는 1983년 연변인민방송국 《내가 즐기는 노래 11수》추천평의에서 1위를 차지했고 그후 《개혁개방 20년(1978-1998) 중국조선족가요평의》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김재분은 1983년 전국청년가수가요콩클에서 우수표현상을 받았으며 또한 작사자 최현은 자신의 가사집의 표제를 이 노래의 제목 《아, 산간의 봄은 좋아》로 택해 1996년 4월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기고인 석화(시인)

편집/기자: [ 안상근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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