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이나래 기자]

그야말로 새 PD, 최재형 PD의 역습이었다.

8월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은 약 4개월 만에 일요 예능 최강자 자리를 탈환했다. 0.1％ 간발의 차지만 시즌2에 접어들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1박2일'로서는 의미하는 바가 큰 방송이었다. 여기에 반짝 빛난 최재형 PD가 있었다.

'여름방학특집 3탄-백투더배이직(BACK TO THE BASIC)'으로 꾸며진 이날 방송은 유부남과 총각으로 팀을 나눠 팀별로 한 멤버의 집을 찾아 물건을 '싹쓸이'해 떠나는 '자급자족 캠핑'이었다. 최재형 PD는 게임 '디비디비딥'을 통해 집에 들어갔다가 올 수 있는 시간을 정하기로 했다.

최재형 PD가 준 첫 번째 웃음이 이 '디비디비딥'에서 등장한다. '기싸움'이 중요한 이 게임에서 최재형 PD가 유부남팀에게 연달아 패했던 것. 급기야 김승우는 눈을 가리고까지 했지만 최재형 PD는 계속 졌다. 화면에는 '새 PD 9연패 중..'이라는 자막이 등장하며 큰 웃음을 줬다. 결국 최재형 PD는 유부남 팀에게 15분이라는 지나치게 넉넉한 시간을 허락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점심 식사를 위해 휴게소에 들른 유부남 팀 멤버들이 다시 한 번 최재형 PD를 놀리기 시작한 것이다. 김승우와 차태현은 "바나나 먹게 디비디비딥 한 판 합시다"고 제안했다. 당황한 듯 도망치는 최재형 PD를 쫓아다니면서 괴롭혔다. 결국 최재형 PD는 다시 차태현과 '디비디비딥' 게임을 했고 이번 역시 "디비디비"로 끝나는 말더듬기로 패하고 말았다. 당하기만 하는 PD 캐릭터가 탄생한 것이다.

두 번째 웃음은 '오목두기'에서 발견할 수 있다. 똑똑함의 상징, PD가 어리바리함의 상징 김종민에게 '오목'으로 완패한 것이다. 김종민은 "연대 출신 PD가 나한테 졌다. 내게 지면 새머리"라며 최재형 PD를 놀려댔다. 화면에는 "생에 마지막인 것처럼 새 PD를 모욕하는 김종민"이라는 자막이 등장해 더 큰 웃음을 만들었다.

최재형 PD가 준 웃음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수근에게 무릎을 꿇기도 했고 사원증을 공개해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족구대결에서는 엄태웅 못지않은 '개발'신공으로 몸개그까지 터뜨렸다.

필연적으로 시청자들은 시즌2 시작과 동시에 최재형 PD와 나영석 PD를 비교했다. 시즌1에 대한 시청자들의 만족도가 워낙 컸던 것은 물론 제8의 멤버로도 손색이 없던 나영석 PD의 활약을 최재형 PD에게도 기대하는 시청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재형 PD는 나영석 PD와 조금 색깔이 달랐다. 나영석 PD처럼 모질지 못해서 멤버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나영석 PD가 맺고 끊는 것이 확실하면서도 멤버들과 연결된 깊은 인간미를 통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갔다면 최재형 PD는 완벽하거나 날카롭지는 못해도 그래서 더 사람다운 모습으로 때로는 멤버들의 놀림감이 되주기도 하면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어떤 리더십이 더 올바른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새 PD의 역습이라 불릴만큼 최재형 PD가 PD로서 날개를 활짝 편 날 시청률 1위를 회복했다.

어떤 프로그램보다 유대관계가 중요한 '1박2일'. 최재형 PD는 당해주고 들어주기도 하면서 유대를 쌓아간다. 역습을 시작한 '최재형 PD'표 리더십이 있어서 '1박2일'의 국민예능 복귀는 헛된 꿈이 아니다. (사진=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캡처)

이나래 nal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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