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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릴레이]시아주버님을 널리 자랑합니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21.07.05일 11:39
우리 민족의 례법인 절은 웃사람에게 올리는 인사입니다. 그러나 어릴 때 다리가 장애로 된 나는 절을 하는 것이 제일 힘듭니다. 그래서 절 하는 장소라면 근심이 태산같기도 합니다.

어느 한번 큰 시형의 제사로 참석했는데 우리 부부가 절을 올릴 순서가 되자 나는 일어서지 않았습니다. 눈치를 챈 남편이 친척들앞에서 내가 요즘 발목을 풀쳤다고 둘러대면서 혼자 절을 했습니다. 그때 나는 안해를 곁에 두고도 없는 것처럼 혼자 절을 하는 남편이 측은해났고 절 못올리는것으로 해서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옆에 있던 둘째 시형의 입에서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 나는 절을 올리는 장소에는 다시 안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또 절을 할 일이 생겼습니다. 몇년전의 어느날 둘째 시형이 환갑을 쇠게 되였는데 그 절이란 인사때문에 아무 리유없이 참석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안한 일로 되여 꼭 참석해야 했습니다.

며칠전부터 나의 얼굴에는 그늘이 잔뜩 졌습니다. 아니 마음속에까지 그늘이 건너갔습니다.

그래서 거울앞에서 절 련습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쪼크리고 앉으려 하니 두 발뒤축이 건뜩 우로 올라가다보니 하마트면 뒤로 벌렁 넘어질 번했습니다.

(차라리 무슨 무학행사라도 있었으면 이걸 핑게로 안참가할수 있을건데...)

심신이 얼마나 지쳤는지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환갑날 멋지게 장식된 호텔에 들어서니 내가 앉는 상에 그날 프로그람이 눈에 띄였습니다. 심심풀이삼아 내리훑던 내 눈에 이슬이 달랑댔습니다.

그 프로그람에는 그날 절하는 문제를 두고 언급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아들 며느리외에 형제와 모든 친척들은 절 올리는걸 삼가한다는 것이였습니다.

분명 나의 처지를 두고 이렇게 결정한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친척들은 아무리 어째도 절은 올려야 한다고 한결같이 말하였습니다.

“이런 행사에 절 안받고 언제 받는다우?”

“옛날부터 정해진 례법인데…”

먼저 아들며느리가 절 올린 후 우리 부부 차례였습니다.

“절 못해서 어쩌나요?”

애타움이 가득찬 내 눈길을 바라보던 남편이 푸짐좋게 대꾸했습니다

“이미 결정하지 않았소? 절 하는걸 취소한다고. 그러니 경례나 하기오”

남편과 함께 머리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나는 속으로 이렇게 되뇌였습니다.

“아주버님, 큰 절 올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그날 물론 다른 친척들은 모두 곱게 절을 올렸습니다.

그날 행사가 끝나자 큰 짐을 부리운듯 홀가분했으나 내 마음에는 둘째 시형한테 절을 못올린게 큰 유감으로 남아있었습니다.

둘째 시형은 여직껏 우리 부부에 대해서 마치 부모마냥 여러모도 많이 걱정해주시고 아껴주셨습니다. 집 없는 우리에게 68평방되는 아빠트 한채를 주시고도 모자라 살림이 넉넉치 못한 우리에게 살림에 보태쓰라고 자주 돈도 주시였고 친척집 좋은 일 궂은 일 때면 우리를 대신해서 부조돈도 내주신 적이 한두번이 아닌 그런 하늘아래 흔치 않은 자상한 시형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와 같이 고마운 시형한테 환갑날에 큰 절이라도 올려서 감사의 마음을 표달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른 사람한테는 앉았다가 일어나면 되는 일인데 나한테는 그토록 어려운 일로 되여 절 올리지못해 내 마음 무겁기만 했습니다.

그후에 내가 다리골절로 누워있을 때도 시형께서는 회복에 좋다는 여러가지 약들을 사주셨습니다.

석달 후의 어느날 내가 밖에서 걷는걸 보시게 된 시형께서는 그날 저녁으로 시조카들과 우리 부부를 집에다 불렀습니다. 산해진미로 갖추어진 술상에 마주 앉자 시형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제수가 걷는걸 보니 너무도 기뻐서 축하하고 싶소. 비록 요즘 아파서 술 마시지 말아야 하지만 그러나 오늘은 난 술 마시겠소.”

그리고는 술 한잔 제꺽 굽 내셨습니다.

순간 나는 코마루가 쩡해났습니다. 친형제들도 이렇게까지는 못했는데…

그때 시형께서는 열흘전부터 허리병이 도져서 바로 앉기도 힘든 상황이였습니다. 벽에 기대여 술상에 마주 앉으신 자세였지만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으시는 그 모습은 너무도 자애롭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기쁘셨으면 의사가 마시지 말라는 술까지 마셨겠습니까? 그 감동 오늘까지도 아니 언제까지도 그냥 내 마음에서 고배칠겁니다. 이런 시형을 이 세상에 널리 자랑하고픈 마음입니다.

/박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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