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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야구장을 놀이터로 바꾸니 놀라워라!

[기타] | 발행시간: 2012.08.31일 14:45

하나SK카드 최희 아나운서 가상광고.

야구는 지독하게 미국적이다. 괴물 같은 투수에 맞서는 영웅타자 혹은 외롭게 마운드를 지키며 팀의 운명을 책임지는 투수. 미국적인 `슈퍼 히어로` 스토리가 만들어지기가 딱 좋다. 야구가 이보다 더욱 미국적인 건 바로 어떤 방식으로든 마케팅과 광고효과를 만들어내는 게임의 특성이다. 자유시장경제의 본고장이자 비즈니스 천국인 미국에서는 운동 경기 자체의 재미만큼 기업들이 스포츠를 이용해 얼마나 돈을 벌 수 있는가도 아주 중요한 문제다. 야구는 회마다 쉬는 시간이 있어 중계 중간에 엄청나게 많은 편수의 광고가 들어갈 수 있다.

최근 한국 프로야구도 관중 수가 지난해 역대 최다인 680만명을 돌파했다. 올해의 경우 419경기만인 8월 26일 600만명을 돌파했고, 700만 관중 입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그동안 적자를 내면서도 거의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막연한 홍보효과만을 생각하던 후원 기업들의 눈빛도 달라지고 있다. 그 때문에 새로운 마케팅 트렌드가 국내 프로야구에서 시작되고 있다.

◆ 야구는 여백의 스포츠

야구는 자주 `인생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9회 말 투아웃 상황에서 터뜨린 만루홈런`은 온갖 어려움을 겪다가 마지막에 설움을 한방에 날린 `인생역전`스토리를 설명하는 상투적인 표현이 됐다. 야구를 보고 즐기는 사람 입장에서는 야구가 곧 인생이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 야구는 광고다. 그것도 놀라운 광고 효과를 보장하는, 각 기업이 가진 홍보비나 마케팅 비용의 적정 수준에서 어디든 한번 공략해볼 만한 매력적인 광고 매개체다.

광고기획사 SK마케팅&컴퍼니에 따르면 야구는 `여백의 스포츠`다. 축구나 농구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과 달리 야구는 기본적으로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까지는 멈춰져 있다. 이 순간 TV 화면에 겹쳐지는 `가상광고`를 넣어도 소비자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별로 없다. 중계 화면상에 광고를 넣을 공간이 아주 많고 시청자(소비자)들도 오히려 정지된 시간을 채워주는 오락적 요소로 인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게 끝이 아니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순간, 타자가 공을 받아치는 순간 등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곳곳에 광고가 숨어있다. 투수가 공을 던지는 장면을 보면 선수 모자와 좌우, 팔, 바지, 목 뒤 등에 총 6개 후원사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극적인 투구 장면이 신문 등 인쇄매체에 한 컷만 나와도 또다시 수백만 명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온갖 브랜드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 투수가 공을 던지기 전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뒤에서 잡은 중계화면에는 역시나 옥외광고가 자리 잡고 있다. 야구의 정적인 특성상 사람들이 광고판을 쳐다볼 확률이 그 어느 스포츠보다 높다. 이 같은 야구의 광고효과가 기업들에도 강하게 인식되면서 잠실구장의 옥외광고 사용권 금액은 연 72억원까지 치솟았다. 최정훈 SK마케팅&컴퍼니 부장은 "공개입찰을 진행한 잠실구장 외에도 최근 각 구장들의 옥외광고 가격이 2년간 두 배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 `홍보효과`를 넘어선 진짜 마케팅의 시작

야구가 중계되는 모든 미디어, 경기 결과를 보도하는 모든 매체에 돈을 지불하지 않고 언제나 회사이름을 노출시키는 건 바로 구단을 가진 기업들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사람들이 아무리 `기아` `삼성` `LG` `두산` `한화`라고 입에 달고 다녀도 단지 팀 이름으로 이를 인식할 뿐이라는 것. 더 중요한 `브랜드 동일시 효과`는 별로 검증되지 않았다. 실제 구단 운영기업들은 `막연한 홍보효과`만을 생각할 뿐 기업의 마케팅 차원에서 구단을 활용할 생각을 별로 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강준호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소장은 "이기고 지는 승부에 집착하는 순간 야구가 갖는 엄청난 마케팅 효과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된다. 그저 `플레이오프 진출하고 혹시라도 우승하면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고 홍보가 된다`는 식의 기존 사고방식을 버릴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로서의 야구에서 승패는 병가지상사지만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야구는 기업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마케팅의 신세계가 열리게 된다. 최근 SK와이번스가 국내 구단 중에서는 처음으로 이를 깨닫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 소장에 따르면 SK와이번스는 최근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야구경기 개념을 잡고 인천 문학구장의 좌석을 뜯어고쳤다. 아예 삼겹살을 먹으면서도 야구를 볼 수 있다. 구장에 와서 야구만 보는 게 아니라 입장 전 유흥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볼거리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사방에 SK 계열사의 로고가 박혀 있고, 실제 파는 상품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이쯤 되면 구단 이름 자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기업의 이름과 브랜드가 팬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된다. 이 지점에서 야구팀과 브랜드를 소비자가 자신의 정체성과 동일시하는 놀라운 효과가 일어난다는 것. 구단의 입장료 수입이 늘어나는 것도 이득이지만 이쯤 되면 그건 부수적인 것에 불과할 정도가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도 `거시적 스포츠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기업들의 구단활용 전략, 야구활용 전략은 아직 미흡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헌수 건국대 교수는 "야구뿐만 아니라 스포츠 마케팅 자체에 아직 과학적인 분석과 거시 마케팅 차원에서의 전략적 설계가 부족한 게 우리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이어 "스포츠 스타나 구단을 후원했을 때 실제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는지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다양한 광고 효과를 계산하기 시작한다면 기업들에 야구를 비롯한 많은 스포츠는 앞으로 오히려 마케팅의 신세계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승연 기자] MK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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