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태진아가 아내 '이옥형'씨의 알츠하이머 투병 이후 심경을 고백했다.
지난 12일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태진아 부부의 절절한 이야기가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 따르면 태진아의 아내 이옥형씨는 알츠하이머로 5년째 투병중이라고 한다.
태진아는 아내를 24시간, 5년동안 간병중이다. 그는 "아내 옆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지난 5년동안 병간호를 하면서 보니, 첫번째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번째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번째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네번째 또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간병할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사진=이루 SNS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간병이 힘들겠더라는 태진아. 그는 자신이 직접 아내를 간병하는 이유에 대해 "이 사람은 내가 가장 힘들때, 가장 바닥에 있을 때 나를 택해줬다. 지금까지 해줬기에 나는 이 사람에게 진짜 잘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이사람은 나에게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아내가 치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태진아는 "4~5년전만 해도 나도 모르게 화내고 그랬다. 지금은 숙달이 됐다. 하루종일 내가 옆에서 손을 잡아줘야 한다. 손을 꽉 잡으면 싫어하고 살포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태진아는 아내가 처음 치매를 진단 받았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5년 전 똑같은 걸 자꾸 물어보더라. 예를 들면, 집에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어디 갔다 왔어요?' 하더라. 그래서 '화장실 갔다 왔어요' 하면, 또 좀 있다 '어디 갔다 왔어요?' 하더라."고 설명했다.
이상한 느낌에 태진아는 병원 예약을 서둘렀고, 치매 초기증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믿을 수 없어하는 태진아에게 전문의는 '받아들이라'는 조언을 했다고. 이날 방송에서 태진아는 아내와 함께 병원을 찾았다.
알츠하이머 치매, '속도 늦추는 방법 밖에 없어'
사진=이루 SNS
두 사람에게 의사는 "환자분이 여기 온 지 4년이 넘었다. 지금은 초기 단계를 넘어 중기 정도 되지 않을까. 보호자분이 워낙 잘 챙겨주고 보호자 노력이 약만큼 효과가 있다. 옆에서 항상 돌봐주시고 챙겨주시면 불안이나 초조, 우울감은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치매약은 진행 속도를 늦추게 하는 약만 있을 뿐, 아주 멈추게 하는 약은 없다고 한다. 태진아는 의사에게 "저하고 방송, 행사 가면 꼭 같이간다. 내가 차 안에서 노래를 같이 부르고 방송 출연한 걸 보여주면 같이 따라 부른다. 노래를 부르는 것이 치매에 도움이 되냐"고 물었다.
그러자 의사는 "그렇게 자극을 많이 주고 옆에서 챙겨주면 도움이 된다. 치매는 낫는 병이 아니고 관리해야 하는 병이기에 어떻게 보면 함께 긴 여행을 한다고 생각하면 좋다"고 조언했다.
태진아는 이후 데뷔 50주년 기념 디너쇼를 진행하던 중, 아내를 향해 무릎을 꿇고 "여보 사랑해. 나는 당신밖에 없어"라며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