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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찾은 할빈

[기타] | 발행시간: 2012.11.02일 09:56
홍병식 박사

  한국인의 피를 가진 사람은 모두 “할빈”하면 안중근 의사를 연상합니다. 독립투사 안중근의사가 한국을 점령하고 통치했던 일본 정부의 대표, 이등박문 (伊藤博文)을 저격한 도시가 할빈이었기 때문에 할빈이라는 이름만 생각해도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저를 태운 항공기가 할빈에 착륙을 했을 때 국제공항이라는 명칭이 어울리지 않을 만치 비교적으로 작고 한산한 공항이었습니다. 그래도 할빈 일대에 거주하는 20여만 명의 중국 동포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분의 내외분과 또 다른 한 쌍의 영접을 받고 보니 외국에 온 기분보다 고향을 찾아 온듯한 편안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꽃다발을 저에게 안겨준 분들은 미국에서 학업을 닦은 제 제자의 부모님들이었습니다. 저를 환영해주기 위하여 직장도 쉬면서 오랜 친구처럼 저를 반겨 준 그 분들이 무척 고마웠습니다.

  할빈은 인구 1,300만명이라는 대도시입니다. 중국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소위 동북3성, 즉 흑룡강성, 길림성 및 요녕성 중 한성인데 중국정부가 지정한 소위 조선족 자치주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는 도시입니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평야를 옆에 둔 할빈은 토지가 비옥하고 농산물이 풍부히 생산되기 때문에 중화인민공화국의 곡창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13억 중국인민의 반을 먹여 살리는 곡물의 산지라고 현지 주민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옥수수를 주로 재배했지만 3-4 대 전에 이곳으로 이주해 온 조선인들이 벼 농사를 시작한 후로 지금은 쌀도 주 농산물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공항으로부터 자동차로 40여분 거리에 위치한 할빈은 빈틈없이 들어 서 있는 고층건물이나 도로를 가득 메운 자동차 체증으로 미뤄볼 때 미국이나 한국의 어떤 도시와 다를 것이 별로 없습니다.

  단 조선족 자치주와는 달리 모든 간판이 한글과 병기되어 있지 않고 중국어로만 만들어져 있지만, 가끔 영어와 병기된 간판도 상당히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길을 지나다 보면 맥도날드와 케이에프씨(KFC) 같이 눈에 익은 로고도 자주 보이고 할러데이인 (Holiday Inn) 간판도 보였습니다. 한국기업으로는 하나은행, 만도기업 및 씨제이(CJ)사도 할빈에 진출해 있다고 저를 안내해주신 분들이 말해주었습니다.

  베이징에서는 시내를 주행하는 택시의 80% 이상이 현대자동차이었는데 할빈시에서는 현대차가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은 점이 베이징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현재 긴장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댜오위다오 즉 일본인들이 센가꾸열도 (尖閣列島)라고 부르는 섬들에 관한 중일간의 영토분쟁 때문에 일본차는 사지 않으려는 심리가 민간 사이에 팽배되어 있어서 한국차의 수효가 할빈시에도 급증할 것이라는 것이 현지 동포들의 전망이었습니다.

  동북3성 중 다른 두 개의 성과 마찬가지로 흑룡강성에 거주하는 중국동포들도 중국원주민들에 비하여 생활수준이 높다고 합니다. 저는 흑룡강성에서 가장 넓은 농장을 소유한 동포도 만나 함께 식사도 했습니다.

  100여석이 넘는 좌석을 갖춘 일류급 샤부샤부 식당에서도 식사를 했는데 그 식당의 소유주도 동포였습니다. 알다시피 동북3성에 거주하는 동포들은 거의 전부가 항일 독립투쟁을 하신 애국지사들의 후예입니다. 그들은 철저한 한국인의 자부심을 갖고 3대 4대를 이어 오면서도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어로 수업하는 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포가 운전하는 자동차를 타고 할빈 시내를 주행하면서 자동차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전부 한국의 트롯트 가요곡이었습니다. 비록 남한의 가요와 드라마는 좋아하면서도 남한을 방문해 본 중국 동포들은 남한에서 거의 노골적으로 표현되는 중국동포 폄하언행에 섭섭함을 감추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북에도 자주 가는데 이북 관리들은 중국동포들을 진정으로 따뜻하게 맞이해주는 반면 남한측에서는 자기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달갑지 않았던 경험을 겪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사할린에서 고국을 방문하는 동포들보다 분명히 차별하는 대우를 받았다고 한 할빈주민은 목에 힘을 주어 말했습니다.

  동포라는 말씀을 드리자니 할빈공항에 도착하기 직전에 기내방송에서 들은 말이 생각납니다. “중국이나 대만 여권소지자는 입국신고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라는 말을 듣고 중국은 대만주민들을 자국민으로 취급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하기야 대만인들이 중국에 막대한 투자를 해서 중국경제를 돕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이 대만주민들에게 우호적인 처우를 하는 점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개성공단에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한 한국측의 기업에게 과세를 크게 증가시키는 등의 비우호적인 처우를 하는 이북의 태도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후에 미리 마련된 특강을 학생수 2만명이 넘는 할빈의 한 대학에서 했습니다. 건물의 입구에 “홍 병식 교수를 환영합니다.”라는 뜻의 중국어 대형전광판을 보고 분에 넘치는 환영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강의실에 들어서자마자 교실을 가득 메운 100여 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박수로 환영해주었습니다.

  미국의 대학과 대학원의 교육에 관한 소개와 제가 몸담고 있는 학교를 소개했습니다. 내일은 안중근 의사의 기념관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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