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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금연정책 ‘잃어버린 7년’… 담뱃값 인상 다시 불붙나

[기타] | 발행시간: 2014.05.31일 02:15

오늘 세계 금연의 날… 흡연율 하락세 2007년이후 정체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간 우리나라 성인 남성 흡연율은 극적으로 떨어졌다. 98년 66.3%에서 2007년 45%로 낮아졌다(국민건강영양조사). 가장 큰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2002년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사망과 2004년 담뱃값 500원 인상을 꼽는다.

이주일씨는 2002년 폐암 투병 중 “담배 맛있습니까? 그거 독약입니다”로 시작하는 금연CF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그 충격은 2001년 60.9%였던 성인 남성 흡연율을 50%대로 끌어내렸다. 94년 이후 담뱃값은 일곱 차례 올랐는데 2004년처럼 한꺼번에 500원이나 오른 적은 없다. 많아야 184원이었다. ‘500원의 충격’에 이 흡연율은 다시 40%대로 떨어졌다.

여기까지였다. 성인 남성 흡연율 하락세는 2007년 이후 정체 상태다. 40%대의 견고한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2007년 45%이던 게 2008년 오히려 47.7%로 상승했다. 2009∼2012년은 46.9%, 48.3%, 47.3%, 43.7%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지난해 조사 결과도 이 언저리일 것으로 예상된다.

2007∼2013년은 우리나라 금연정책의 ‘잃어버린 7년’이 됐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이성규 연구위원은 30일 “7년간 계속된 ‘흡연율 정체’는 2004년 이후 그대로인 ‘담뱃값 정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금연정책은 크게 가격정책과 비(非)가격정책으로 나뉜다. 금연 캠페인을 벌이고 금연구역을 확대하는 비가격정책에서 우리나라는 평균 이상이다. 실외 금연구역까지 지정할 정도로 꽤 잘하는데도 지난 7년간 흡연율은 그대로다. 이는 가장 결정적인 금연정책은 결국 담배가격 인상임을 방증한다.”

31일은 27번째 ‘세계 금연의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가격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번 금연의 날 주제를 ‘담뱃값 인상(Raising taxes on tobacco)’으로 정했다. 28일 발표된 성명에선 회원국에 담뱃세 50% 인상을 촉구하며 “그럴 경우 3년 안에 세계 4900만명이 담배를 끊어 1100만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담배 소비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 방법은 담뱃값 인상”이라고 단언했다.

2010년 WHO 조사에서 우리나라 담뱃값(2500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가장 쌌다. 멕시코(2808원) 폴란드(3069원) 에스토니아(3152원)보다도 저렴했고 노르웨이(1만5758원) 아일랜드(1만3199원) 호주(1만2761원) 등과는 5∼6배 차이가 났다. 각국 흡연율은 담뱃값과 반비례했다. 노르웨이의 흡연율은 OECD 회원국 중 29위였다.

‘잃어버린 7년’ 동안 담뱃값 인상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반대 이유는 주로 담뱃값을 올리면 물가상승 압박이 커지고 서민생활에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에도 보건복지부는 담뱃값을 5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 지난해 3월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은 담뱃값 2000원 인상안을 발의했다. 진영 전 복지부 장관도, 문형표 현 장관도 담뱃값 인상을 주장했지만 정치권에선 아직 가시적인 진전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7일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이 지방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담배소비세를 올려 담뱃값을 우선 500원 인상하고 이후 매년 물가상승만큼 담뱃값이 자동으로 오르게 연동시키는 법안이다. ‘500원 효과’로 정체된 흡연율의 벽을 깨고 이후에도 흡연자들이 인상된 가격에 ‘적응’할 여지를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연 1조4430억원 세수 증대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한국금연운동협의회 원석중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담뱃값은 커피 한 잔 값도 안 된다. 2004년 이후 그대로인데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계속 떨어져 온 셈”이라며 “이젠 국회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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