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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프들은 왜 TV로 갔을까…Chef and the City

[기타] | 발행시간: 2012.02.28일 16:34

(윗줄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셰프 레이먼 킴, 푸드 스타일리스트 홍신애, 메이, 김상영, 셰프 최현석, 알렉스, 이하늬, 셰프 샘 킴. ‘이제는 요리의 시대’라는 카피를 가지고 지난해 푸드 라이프스타일 채널로 다시 태어난 올리브 채널.

토크를 하며 카메라 앞에서 스테이크를 굽는 젊은 남자들, 요리 중간중간 패션과 여자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냉장고에서 채소를 꺼내오는 셰프. 왜 요즘 부쩍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현직 셰프가 많아진 걸까? 그 이유를 살펴봤다.


TV+Cook, 쿡테이너가 된 셰프들

사각사각한 질감과 탱글 탱글 탄력을 자랑하는 채소들의 향연. 도마 위 야채를 비추던 카메라는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 위로 옮겨가고, 요리 중간중간 젊은 셰프는 학생시절 마셨던 데낄라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낄낄댄다. 번들거리며 솟아나는 스테이크의 육즙과 신선한 샐러드가 스타일리시한 셰프의 애티튜드와 버무려져 시청자의 식감을 돋운다. 요즘 TV를 틀면 젊은 셰프들이 나와서 요리하는 풍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올리브와 푸드 채널을 필두로 현직 셰프들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만든 프로그램이 급증했기 때문. 지상파와 케이블을 막론하고 최근 2년간 줄잡아 20여 개의 프로그램이 생겨났다. 이탈리안식과 캐주얼한 아메리칸식을 테마로 한 '샘&레이먼의 쿠킹타임'(시즌2, 올리브TV)은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2010년 미국 스타셰프협회 선정 아시안 스타셰프로 선정된 샘 킴과 신사동 앨리스키친을 거친 레이먼 킴이 공식 SNS에 업로드한 시청자 사연을 바탕으로 맞춤형 레시피를 선보인다. TV 요리 프로그램은 이제 단순히 레시피를 기계적으로 알려주지 않고, 쿡테이너(Cook+Entertainer)가 된 셰프를 보여준다.

드라마 '파스타' 이선균의 실제 모델이었던 ‘보나세라’ 총괄 셰프 샘 킴(오른쪽)과 ‘요리하는 쿠킹 마초’라는 별명을 지닌 ‘시리얼 고메’ 총괄 셰프 레이먼 킴(왼쪽)이 출연하는 '샘과 레이먼의 쿠킹 타임'(올리브TV)은 요즘 가장 핫한 요리 프로그램.

요즘 가장 핫한 셰프들은 TV로 간다

프렌치 레스토랑 ‘컬리나리아 12538’ 최연소 오너 셰프 백상준,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 쿠치나’와 ‘엘본 더 테이블’의 총괄 셰프인 최현석 셰프도 '쿠킹 타임'을 거쳐간 셰프들. '셰프 최현석의 크레이지 타임'(시즌2, 푸드TV)의 최현석 셰프의 경우 600여 가지의 창작 요리를 만들어 미식가들과 블로거에게 인기를 끌었던 인물. '양지훈 셰프의 더 팔레트', '에드워드 권의 라이브키친'도 인기를 끌었다. 카메라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자신의 요리 철학을 보여주는 이들은 영국의 스타 셰프 제이미 올리버가 그러하듯 웃고 떠들면서도 프로페셔널한 요리사의 모습을 보여준다.

알렉스, 이하늬, 공현주, 윤손하, 손호영 등이 거쳐간 '푸드 에세이'(올리브TV)는 셀렙이 자신의 레시피를 공개하는 프로로, 다이어트 노하우를 보여준 2AM의 창민 출연 분이 화제를 모았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와 박리혜('홈메이드쿡'), 외에도 박수홍('EBS 최고의 요리비결', 최화정(최화정의 아침밥상), 이유리('이유리의 새댁상차림')외에 요리프로에 출연한 스타들. 이들은 다른 의미의 스타 셰프들이라 볼 수 있다.

'셰프 최현석의 크레이지 타임'의 최현석 셰프는 ‘파스타는 뜨거워야 한다’는 편견을 깨고 차가운 캐비어 파스타를 선보이고, 담백하게 구운 한우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방송에서 그는 동료 셰프와 농담도 주고받으며 요리 과정을 지루하지 않게 보여준다.

식재료 전문가 안은금주와 중식 셰프 담소룡, 양지훈 셰프가 출연하는 '리얼요리쇼 레시피공작소'(푸드TV)는 ‘아버지의 베둘레햄을 없애줄 레시피’, ‘산후조리를 챙겨주고픈 남편’ 등 시청자의 사연에 맞춘 레시피를 선보인다. 푸드 라이프스타일 채널을 표방하는 푸드TV는 삶의 즐거움과 미감을 전하는 ‘Tasty Everyday’를 모토로 한다.

시청자는 음식을 둘러싼 스타일을 소비한다

TV에 출연한 셰프들은 미리 다듬어둔 식재료를 한번씩 비추고, 순서에 따라 끓이고 졸이며 의례적인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옛 모습이 아니다. 음식을 만들며 자신이 사귀었던 여자와의 마지막 저녁식사, 식재료의 히스토리, 어릴 적 추억을 들려준다. 시청자들은 그의 오픈 키친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요리 프로그램들이 일종의 토크쇼가 된 것이다. 화면 때깔도 다르다. 식재료는 물론, 스튜디오 세트와 소품, 출연진의 패션까지 푸드 디렉터와 스타일리스트, 공간 스타일리스트 등 전문가가 참여해 마치 광고 비주얼 같은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 소위 ‘보는 맛’을 내는 것이다. 더 이상 중년의 어머니 요리 연구가들이 한복을 입고 나와서 무미건조하고 드라이하게 조리법을 알려주지 않는다. ‘chef’라는 호칭이 어울리는 패셔너블한 외모에 외국의 요리 학교를 졸업하고, 청담동과 가로수길에 자신이 헤드셰프로 일하고 있는 레스토랑이 하나 정도는 있으며, 스타일리시한 공간에서 외모를 바탕으로 자신의 요리 세계를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패션 잡지와 같은 포맷으로 일종의 판타지를 보여주는 것.

'샘과 레이먼의 쿠킹 타임' 1회에 등장한 티라미수

대한민국 국수지도를 만든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누들 푸드멘터리 '제면명가'는 전국 면 요리 탐방 다큐다. 윤정진 셰프가 김성수, 노희영 대표와 함께 국수의 문화적 배경을 추적한다.

요리는 이제 라이프스타일이다

월드 셰프계의 귀요미 제이미 올리버와 고든 램지를 지나 10살 꼬마들이 푸와그라를 만드는 해외 요리 프로그램들. 국내 프로가 해외 포맷을 어느 정도 따라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요리는 이제 트렌드와 문화를 이끄는 라이프스타일 키워드의 하나가 됐다. 단순히 기술적인 레시피 자체만이 아니라 유머와 스토리텔링으로 자칫 지루하거나 권위적일 수 있는 요리 프로그램에 생기를 부여한다. ‘영원한 라이벌 평양냉면과 함흥냉면’, ‘바늘구멍보다 얇은 안동의 잔치국수’ 등 다양한 국수 이야기를 보여주는 '제면명가'(올리브TV)의 경우 셰프, 요리 연구가, 배우가 함께 전국 국수 여행을 떠난다. '샘과 레이먼의 쿠킹타임'(올리브TV)의 경우 요리를 못하는 시청자를 스튜디오로 초청, 매달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고 5월부터는 직접 야외로 나가 아웃도어 미식 여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음식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여기고 요리를 둘러싼 스타일 자체를 소비하도록 하는 것. 음식의 종류보다는 셰프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극도로 스타일링된 공간과 식재료에 시청자의 사연이라는 스토리텔링을 버무리고 있다. ‘요리 잘 하는 남자’가 소비 주체가 되어주고 있는 것.

'제이미의 30분 레시피' 제이미 올리버

셰프님, 키친에서 뵐 수 있을까요?

대형 쿠킹쇼를 선보이는 글로벌 요리 서바이벌 '마스터 셰프'가 한국에서 열리고 '예스 셰프' 같은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가 인기를 얻는 것을 보라.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시청자들은 음식을 단순히 먹는 것에서 라이프스타일로 소비한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는 제이미 올리버나 고든 램지 급의 스타 셰프가 나오지 않았다. 유명 셰프가 경력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논란에 휩싸이는 일도 생겨났다. 일본이나 서양에 비해 고급 식당 문화에 도전한 역사가 짧고, 셰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진 지 채 10년이 안 된 한국에서는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현직 셰프들이 주방보다 스튜디오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지금을 일종의 과도기로 보는 것도 이 때문. 가수가 노래로 말하고, 과학자가 연구로 말하는 것처럼 셰프 역시 어디까지나 음식으로 말해야 한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이제 언론이 만들어낸 엉터리 맛집보다는 TPO에 맞는 실용 조리법, 마음에 드는 여성을 위한 작업 레시피, 조리 과정에서 듣는 스토리텔링에 귀를 기울인다. 쿡맹에서 탈출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소망을 fun하게 풀어주고, 거기에 세련된 영상이 어우러진다. 물론 좋은 식자재를 찾겠다는 고집 아래 새벽이슬을 맞으며 시장을 찾고, 주방에서 묵묵히 칼질하는 셰프들도 많다. TV가 단순한 음식이 아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 된 요리를 보여주는 것은 사실. 그러나 알맹이 없는 스타일만 보여준다면 외면 받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선택은 그 문화를 소비하는 시청자들의 몫이다.

여전히 간판을 중시하는 한국 사회에서 셰프의 TV 출연은 분명 플러스요인이 된다. 24시간 방송되는 요리 채널, 스타일을 갖춘 세트, 방송사의 시청률, 그리고 시청자의 높아진 눈이 합쳐져 ‘TV 세프 전성시대’를 만든 것. 선택은 그 알맹이를 선별하는 시청자의 몫이다.

[글 = 박찬은 기자 / 자료제공 = 푸드TV, 올리브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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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티즌 의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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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요리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는데, 재미있고 가볍게 볼 수 있어서 좋아요 ^^ 특히 제이미의 30분 레시피가 좋았던 것 같아요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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