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호시인 농촌주제의 시집 출간심정호시인이 70고개에도 로익장을 과시하면서 112수의 흙냄새나는 시편들을 한데 묶은 시집 《흙묻은 이름》이 최근 연변인민출판사에서 출판됐다.
심정호시인은 1963년 1월 연변일보에 《산골에 전기 오니》라는 제목의 시를 처녀작으로 발표한 이래 40여년간 농촌에서 생활해오면서 한손엔 농쟁기 잡고 다른 한손엔 붓대를 쥐고 쌀농사, 글농사를 함께 해오면서 흙냄새 나는 시편들을 많이 창작하였다.
문학평론가 최삼룡은 《흙묻은 이름》에 실은 시편들은 심정호시인의 흙에서 나온 목가이며 고향과 고향사람들에 대한 송가이며 무가내한 현실에 대한 애가라고 심정호시인의 시들을 평가했다.
최삼룡은 책에 수록된 112수의 시편들은 우리 시 발전사에서 뚜렷한 자리매김을 하게 뛰여난것이 아니며 심정호는 평단의 각광이나 독자들의 환영을 받아온 행운아가 아니며 우리 시단에서 손을 꼽아 헤아릴수 있는 저명한 시인도 아니다고 지적하고나서 그러나 두발을 흙에 파묻고 한손에 호미를 들고 한손에 붓을 든 심정호의 이미지는 말그대로 시적이며 랑만적이기까지 하다면서 이제 흙이 묻은 그의 시편들을 한편한편 읽어내려가면 우리 역시 시적인 계시를 받을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최삼룡은, 한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문학을 사랑하고 시를 좋아해서 50성상 시를 써온 한 농부의 흙이 묻었고 땀이 침투된 100여수의 시편들은 역시 우리 문학도들에게 주는 계시가 크다면서 그 성공여부를 뒤로하고 문학을 하고 시를 쓴다는 자체가 우러러 보이는 오늘 이 시집은 문학이란 무엇인가? 시란 무엇인가? 사람이 산다는것이 무엇인가? 라는 가장 원초적인 물음을 우리에게 던져준다고 말했다.
심정호시인은 《한뉘 농사군으로 고향땅에 발을 묻고 쌀농사를 지어온 사람이기에 나의 시줄마다에는 흙내음 꽃내음이 스며있어 시집 제목도 <흙묻은 이름>으로 달아 출판에 교부하였다》고 말했다.
발자국소리도 없이
하얀 치마자락 날리며
고향집뜨락에 찾아온 안개
널어놓은 엽초에 촉촉히 누기 주고
채마밭 구석구석 세세히 살피고
조용히 떠나간 안개
부드러운 손길 쓸고지난 자국마다
맺혔구나 말간 눈물방울
어머니, 이 아침은 안개로 오셨나이까!
-심정호 시 《안개》의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