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스모그 현상에 대해 중국 학자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더 무서운 현상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공정원(中国工程院) 중난산(钟南山) 원사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사스는 격리·주의 등 여러가지 대처방법이 가능하지만 밀폐된 공간에서의 오염이라 할 수 있는 대기오염(스모그)은 어느 누구도 도망갈 수 없다"며 “최근의 스모그 문제는 과거 사스가 유행했을 때보다 훨씬 더 무섭다”고 말했다.
1994년 설립된 중국공정원은 국가급 프로젝트 결정 및 기술연구를 담당하는 최고 기관으로 중국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학자들에게 원사 호칭을 부여하고 있다. 중난산 원사는 중국의 호흡기 계통 질병 치료에 큰 이바지를 했으며 2003년 사스 발병 당시에도 예방과 치료를 진두지휘했다.
중국공정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10㎍(마이크로그램) 늘어날 때마다 호흡기 질환에 따른 입원율이 3.1%씩 올라가며 200㎍ 증가하면 일일 평균 사망률이 11%씩 높아진다.
중난산 원사는 "지난 10년 동안 베이징의 폐암 환자 수가 60%나 증가했으며 대도시에서 근무하는 교통경찰의 비염, 인두염 발병률이 각각 40%, 23%씩 증가했다는 통계가 나온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가장 큰 원인은 대기오염이 심각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스모그로 인해 기관지염, 비염, 안과 질환 등 가벼운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늘고 있지만 스모그가 심혈관, 뇌혈관, 신경계통 등에도 영향을 미치는만큼 장기적으로 볼 때는 훨씬 더 큰 위협이다"며 "중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야외에서 일하는 작업인원에 대한 보호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환경보호부는 "위성으로 대기오염 수준을 관측한 결과, 베이징, 톈진(天津), 허베이(河北), 허난(河南), 산둥(山东), 장쑤(江苏), 안후이(安徽), 후베이(湖北), 후난(湖南) 등 지역의 143만㎢ 면적이 스모그로 뒤덮였다"고 밝혔다. 한반도 면적이 22만㎢임을 감안하면 한반도의 6배가 넘는 지역이 스모그로 뒤덮인 셈이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