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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의 추억과 메르스의 현실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6.15일 12:43



한국에 메르스가 난리다. 세계 2위 라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저 먼 열사의 나라, 중동 사우디에서 낙타를 중심으로 발생된 호흡기 질환이 멀고 먼 한국땅까지 찾아와서 굳이 심통을 부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하였으며, 그것도 유독 한국인만 사우디에 다녀온 것도 아닐 것인데, 삼면이 바다인 반도에서 마치 고향 찾은 듯이 횡포를 부릴 줄이야..

어느 한국인 한 명이 메르스를 경시하고, 사업차 광둥(广东) 지역에 업무를 보다 고열로 현지 병원에 입원하여 조사해 보니 메르스였다. 중국인들은 혼비백산했으며 해당 한국인에 대한 원망과 두려움으로 인터넷 상에서는 심각한 혐한증까지 유발했다고 한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럴 만도 하다. 불과 12년 전의 사스의 공포가 되살아 났기 때문이다.

2003년 3월부터 시작하여 7월까지 중국 전역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당시 베이징 시내의 정황은 스산하였다. 차량은 뜸했고 백화점이나 사장, 식당 등은 한산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베이징에 근무하던 주재원들은 가족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철수하라는 지시가 있었으며 베이징에 있는 외국인은 대부분 철수했다. 물론 떠나지 않은 일부 인사도 있다. 굳이 한국에 들어간들 여러 사람들에게 민폐에 불편하기만 할 듯하고, 베이징에서 조심스런 준비가 차라리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물론 본인도 거기에 속했다.

다들 떠난 북경에서의 생활은 왠지 스산함에 막연한 공포감이 주위를 맴돌곤 하였지만, 모든 것이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붐비던 시내 도로는 펑펑 뚫려서 편리하기가 말할 수 없었고, 몇 군데 개장한 골프장에는 몇 명의 손님만이 여유로움의 극치를 만끽하였다. 폭풍 전야의 고요한 여유로움이라고나 해야 할까?

한국의 매르스 확산은 일부 인재(人災) 라고 칭하고 있다. 즉 초기 단계에 적극적인 정보 공개에 의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배제한 당국의 비밀 주의가 결국 전염병을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백 퍼센트 공감이 간다.

사스 창궐 당시 중국에서도 초기에는 광둥 지역에서부터 일부 사스 환자가 발생되자, 공무원들은 가능한 한 환자수와 발생 개소를 축소 발표했다. 과도한 공포감 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 우려와 국가 신뢰감 훼손으로 외국으로부터의 신용도 하락을 걱정한 과도한(?) 애국심의 발로였다. 실상은 공무원 자신들의 책임 문제 회피였지만..

그리고 나서 사스는 전국으로 확산됐으며, 결국 베이징시 및 위생 부 주요 간부의 경질 등 강력한 인사 조치 이후로 사스와의 본격적인 전쟁을 선포했으며 최우선적으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이고 과감한 정책을 시행했다. 즉 대도시의 대형 전광판에는 시간 단위로 사스 발 병자, 사망자, 완치자 등 관련 정보를 명쾌하게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군중이 운집한 각종 집회는 연기되고, 산촌 및 농촌 시골 마을 등은 자체적으로 폐쇄하여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했으며 대중 식당에 대한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시행했다.

이런 강력한 정책은 잠시 불편하지만, 인민들에게 안도감을 심어 줬다. 안도감은 이제 곧 사스가 전쟁에서 패하여 도망갈 것이라는 정부에 대한 신뢰감으로 재탄생 된 것이다.

사스와 전쟁은 이렇게 2~3개월을 버티고 나니 한여름의 더위와 민관의 강력한 방어망에 밀려 점차 사그라 들었다. 중국에서 20년 생활하면서 중국인의 내적인 변화, 즉 위생 개념이나 화장실의 근대화, 식당 주방의 청결 수준이 크게 변화 한 것은 두 가지 이벤트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즉 사스 발생 이전과 이후, 그리고 올림픽 개최 전후라고 생각한다. 특히 사스 발생을 전 후로 하여 중국 당국의 진실한 정보 공개와 인민들의 위생 개념의 진보는 획기적이라고 생각된다.

“세상에 나쁘기만 한 일은 없다”는 격언은 확실하다. 다만 재난을 전화위복으로 바꿀 줄 아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나, 지도자의 생각이 절대 중요하다.

사스와의 전쟁 당시, 회사는 중국 제철소로부터 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서 조건에 의해 약 20여명 정도의 기술자 연수를 포항에서 실시하기로 하였다. 사스가 창궐하던 5월에 중국인들을 한국에 출장 보내는 것은 의견이 분분했다. 왠지 사스를 수입한 듯한 불안감으로 회사의 담당 부서 및 포항 현지 기관에서도 말이 많았다. 결국 입국은 허용되었으나 선진화된 철저한 방역 메뉴얼에 따라 중국 기술자들을 관리해 줘서 교육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고, 어려운 결정을 해준 회사측에 중국 제철소는 감사를 표했다. 핵심은 나라가 어려운 전염병에 초기 단계부터 거국적으로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관리를 해서 사스 예방 선진국으로 불리워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13년이 지난 오늘의 메르스 사태는 정반대 현상이다. 사스 초기의 우왕좌왕, 문제의 핵심 해결보다는 윗사람의 눈치부터 살피는 전형적인 관료주의 모습, 그 자체였다. 사스 당시 성공한 전문가들, 메뉴얼은 어디로 간 건지.. 과연 그때는 어떻게 해결했던 건지, 우연이었나?

최근 중국 기관은 한국인을 당분간 면담하지 말라는 내부 지침을 내렸다고 한다. 그래서 약속된 각종 모임이나 회의가 취소되었다. 전염병에 조심하겠다는 의지겠지만, 왠지 씁쓸하다. 그리고 처음 중국에 온 한국인들이 중국을 묘사한 화장실이 어떻고, 주방장의 옷차림이 어떻고, 며칠씩 씻지 않은 머리 결이 어떻고, 그리고 몸에서 나는 냄새가 어떻다는 푸념들이 오버랩 된다.

이제부터라도 일사 분란 하게 대처해서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길 바란다. 그래서 "역시 한국인은 조금 다른 점이 있어!" 라는 후일담이라도 들어 봤으면 좋겠다.

그리고 역사의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한 요소에 대한 분석을 통해 잘한 것은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관리 유지하고, 실패한 것은 반면 교사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로마의 역사는 하루 아침에 이뤄 진 것이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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