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여성들이 공중화장실 여성 변기 수 부족에 항의, 남자화장실을 점거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여대생 리팅팅(22) 등 여성들이 남자 화장실을 점거하고 남성들의 출입을 가로막았다. 그리곤 "여자 화장실에 줄이기니까 남자 화장실을 좀 이용하자"며 여자 화장실 앞에서 줄을 서고 있던 여성들을 들여보냈다.
결국 긴급 출동한 공안이 남자 화장실에서 여성들을 끌어냈다. 이들은 5시간 동안 구금됐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데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여성들을 위해 여자 화장실에 변기를 더 많이 설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자 공중 화장실 변기 수는 남자 화장실 대·소변기를 합한 것보다 많게 하도록 하고 있다. 홍콩은 여성 변기 수를 남성의 1.5배, 대만은 3배 더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여전히 남녀 화장실 변기 수를 1대 1로 유지한다. 이 때문에 여자화장실 줄이 길 때 상대적으로 한산한 남자화장실을 잠시 비워 3분 정도 여성들이 이용할 틈을 주자는 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리팅팅은 "남자들도 화장실 이용에 불편함을 겪어봐야 여성의 고충을 이해할 것"이라며 화장실 점령 시위의 의미를 설명했다.
같은 달 19일에는 이들이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화장실을 점령하고 같은 시위를 벌였다. 현지 언론은 이 운동 후 광저우 시당국이 여성 화장실을 현재 수준에서 50% 증설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 [조선닷컴]중국 광저우에서 여대생 리팅팅이 남자 화장실 입구를 막고 여자 화장실 변기 수를 늘리라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텔레그래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