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신화/뉴시스】문예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를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경제와 통상,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방면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고 전면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했고, 에너지 분야에서의 협력 등 실리적인 성과도 이루어 냈다.
22일(현지시간)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이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하면서 이뤄진 중·러 정상회담은 이날 오후 4시께부터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시 주석을 반갑게 맞은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첫 번째 방문국으로 택한 데 대해 사의를 표하면서 "이는 중국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줬고, 역사적인 방문은 분명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며 양국 관계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복잡 다변한 국제정세와 엄중한 국제경제 환경에서 중·러가 전방위 전략 협력을 긴밀하게 강화해야 한다"며 "양국이 서로 상대국의 주권, 안전, 발전 노력을 굳건하게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푸틴 대통령도 "러·중은 여러 중대 문제에 관련 시각이 완전히 일치한다"며 "양국이 국가발전 진흥을 위해 노력하며 공동 이익과 협력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러시아 천연가스 중국 수출 등에 합의
정상회담에 앞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준비한 성대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고, 회담 이후 양국 정부 관계자 및 국영기업 대표 등은 푸틴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련의 협력 문서들에 서명했다.
신화통신은 여러 분야의 무역을 확대해 양국 교역 규모를 1천억 달러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2015년까지 앞당겨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팡자오바오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 가스프롬과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이 이날 4건의 협약을 체결했고, 가스관을 이용한 러시아 천연가스의 중국 공급에 관한 양해각서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알렉세이 밀러 가스프롬 사장은 "동부 노선 가스관을 건설해 2018년부터 30년 동안 매년 380억㎥의 러시아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밀러 사장은 또 양국은 올해 말 30년 간의 장기 협약을 체결해 가스 공급량이 600억㎥로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러시아 석유기업 로스네프티와 CNPC도 선불 조건부 원유 공급 확대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 따르면 로스네프티는 25년간 중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조건으로 중국개발은행으로부터 20억 달러의 차관을 제공받게 된다.
▲영토주권 공조 성명 발표
22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핵심적인 이익' 문제에 대해 상호 입장을 지지하고 영토, 주권 문제에 대한 양국 공조 방침을 확인하는 '중-러 합작공익·전략동반자 심화 연합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는 "양국의 관계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강화됐고, 두 대국 간 조화로운 공존관계의 좋은 사례가 됐으며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시 주석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전략적 협력 구축은 물론, 실리적 자원 외교에도 집중했고,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역량 강화를 추진 중인 미국을 러시아와 함께 견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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