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는 안방에서 ‘천황만세’를 외쳤지만 싸이는 미국의 TV생방송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다.
‘국제가수’ 싸이가 3일 아침생방송으로는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NBC-TV ‘투데이쇼’에서 신곡 ‘젠틀맨’의 신고식을 가졌다. 싸이는 이날 뉴욕 맨해튼 록펠러 플라자에 마련된 무대에서 많은 팬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짧으면서도 강렬한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지난해 9월 투데이쇼에서 ‘강남스타일’로 미국 시청자에 인사를 했던 싸이는 불과 6개월만에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NBC는 전날부터 싸이의 생방송 무대를 예고하는 등 미국의 최고 스타에 어울림직한 홍보전을 펼쳤다.
이날 NBC-TV 본사가 위치한 록펠러 플라자의 무대엔 수많은 팬들이 새벽부터 몰려든 가운데 한인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팬들은 싸이를 환영하는 각종 배너를 들었는가하면 태극선을 흔들고 ‘싸이스타일’의 나비넥타이를 머리띠처럼 쓰고 나온 어린이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전 8시45분경 싸이는 사회자의 소개와 함께 백댄서들을 이끌고 무대에 올랐다. 체크무늬 상의에 검은색 바지를 입고 나온 싸이는 특유의 열정적인 제스처와 함께 ‘젠틀맨’을 소화했다. 이미 유투브를 통해 ‘젠틀맨’을 잘 알고 있는 팬들은 싸이의 ‘시건방춤’을 따라하며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노래가 끝난 후 싸이는 매트 로어와 새버나 거트리 등 투데이쇼 간판 앵커들과 유머러스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싸이는 젠틀맨이 유투브에서 2억6천만뷰가 넘었다는 사회자의 말에 “한국 인구가 5천만인데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겠냐?”고 너스레를 떨었다.
싸이는 “지난해 처음 투데이쇼에 초대받아 강남스타일 무대를 보여줄 수 있었는데 이번에 젠틀맨을 소개할 기회를 갖게 돼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 한국팬들이 많이 나왔다. 한국말로 인사를 하고 싶다”면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쳐 한국팬들을 열광케 했다.
젠틀맨의 안무에 대해 궁금해한 앵커들을 위해 즉석에서 교습을 펼친 싸이는 “이 춤은 강남스타일보다는 약간 건방지게 춰야 한다(arrogant dance)”며 시범을 보였다.
앵커들의 요청으로 ‘강남스타일’의 무대가 이어지자 현장은 다시 한번 열광의 도가니에 빠져들었다. 팬들은 노래를 따라하며 ‘말춤’의 군무를 추는 등 이날 뉴욕의 최중심은 온전히 ‘싸이 판’이었다.
한편 방송직후 NBC는 홈페이지 톱에 싸이의 무대를 소개하는 기사와 사진을 싣는 등 싸이 후광을 톡톡히 노리는 모습이었다. NBC는 싸이가 한국어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친 것을 ‘Korea Rules!(한국이 지배한다)’라고 번역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는 오는 6일 ABC 방송사 간판 프로그램인 ‘라이브 위드 켈리 앤 마이클’에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