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가정에서 자라온 고교 1학년생 두 명이 동반 자살했다.
4일 광주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11시 40분께 광주시 북구 일곡동의 한 아파트 화단에 광주 모 고교 1학년인 김모양(16)과 최모양(16)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민모양(15.고1)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김양과 최양은 서로의 손목을 노란색 테이프로 묶은 상태였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세 명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친구사이다.
아파트 CCTV를 확인한 결과 세 명은 이날 오후 9시45분께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 옥상으로 올라갔다. 이들은 과자와 음료수, 박스용테이프를 가지고 올라갔다.
민양은 "최양과 김양이 '같이 죽자'고 말하자 이를 만류하기 위해 아파트 경비원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친구들이 아파트 옥상문을 잠그고 뛰어내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아파트 경비원은 "옥상 문틈으로 보니 아이들이 테이프로 서로 손을 감은 뒤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숨진 김양 등이 수개월 전부터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자주 했고 이날도 "함께 죽자"며 옥상으로 올라갔던 점을 중시, 동반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 학생은 부모의 이혼 등으로 결손가정에서 자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학교폭력 여부를 수사했지만 자살과는 상관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은 가정환경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광주 = 박진주 기자]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