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못 잡자 애먼 목격자 소년을 범인으로 몰아…3년후 진범 잡아
[CBS노컷뉴스 이은경 인턴기자] 15살 소년을 강제로 감옥살이시킨 전북 익산경찰서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네티즌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 -979 소년범과 약촌 오거리의 진실' 편은 지난 2000년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발생한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뤘다.
2000년 8월 10일 새벽 2시쯤 전북 익산 약촌 오거리에서 40대의 한 택시기사가 어깨와 가슴 등 12곳을 칼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리고 당시 동네 다방에서 배달 일을 하던 최 모(15) 군이 목격자로 나타났다.
경찰은 최 군의 진술을 통해 범인 몽타주를 확보했으나, 사건 발생 3일 뒤 최초 목격자였던 최 군을 범인으로 검거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최 군이 앞서 가던 택시기사와 시비가 벌이다가 흉기로 찌르고 달아났다는 설명. 그러면서 경찰은 "최 군이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 군 스스로 범행을 자백했다는 경찰의 발표와 달리, 최 군은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협박과 폭력 때문에 허위 진술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최 군은 "익산경찰서 소속 경찰이 '네가 했잖아, 칼 어디 있어, 어떻게 죽였어'라 말했다"며 "계속 아니라고 해도 강압적으로 몰아붙였고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렸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최 군의 소지품에서는 피해자의 혈액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또 택시에서 최 군의 지문이 발견되지 않는 등 증거도 불충분했다.
결국 구속된 최 군은 2심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고, 10년 형을 선고 받아 소년교도소에 들어갔다. 그러나 최 군이 소년원에 들어간 지 3년이 지난 2003년, 군산경찰서는 이 사건의 진범인 김 모씨를 검거했다.
이에 네티즌은 "익산 경찰서는 정의와 양심을 따르길 바란다", "한 아이의 인생을 망쳤다", "이래놓고 경찰이라고 할 수 있냐?,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땅으로 추락했다", "당신들 정말 최악이다. 살인범이랑 다를 게 없지 않냐"며 비난글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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