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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어우러짐과 통합의 미학

[기타] | 발행시간: 2013.06.22일 09:02

월스트리트저널 1면에 실린 막걸리 광고(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미투데이 제공). News1 유기림 기자

일제로 인해 상실한 주류문화, 막걸리를 국민주로

윤진원 /(사)막걸리협회 감사 = 막걸리에 앞서 와인이야기부터 하자. 몇 해 전부터 고급 한정식집은 물론 어지간한 삼겹살집, 곱창집에 이르기까지 와인이 자리하게 됐다. 프랑스 와인 신제품 출시회장에서의 일이다. 와인 전문가로 유명한 한 사람이 "와인은 한식과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김치, 된장찌개와 마셔도 좋다"고 보드도 잔을 치켜세웠다. 아보뜨흐 상떼(A votre sante)!!

아연실색!, 와인을 배척하자는 것이 아니다. 김치에 와인이라니!?, 된장찌개에 와인이라니!? 그럼 우리 것은? 어찌됐건, 지구상에서 와인만큼이나 체계적으로 축적된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술은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프렌치패러독스(France Paradox)', 프랑스 사람들이 과도하게 육류와 버터 등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 하는데도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현저히 낮은 현상을 상징하는데서 유래한 말이다. 예상한 대로 와인을 많이 마시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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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레드 와인과 치즈는 최상의 음식 궁합으로 보고 있으며 수많은 학계의 보고가 뒷받침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와인과 안주의 궁합에 대해 '마리아주(mariage)'라는 용어를 쓰며 술과 안주의 조화에 각별? 또는 유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수 천 년 간 진화해온 와인은 자연스럽게 음식과의 조화를 이루며 진화했을 것으로 미뤄 짐작할 수 있다.

◇ 일제로 인한 왜곡된 술 문화, 막걸리를 국민주로

우리의 경우에는 어떤가? 우리민족은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발달한 화려하고 다채로운 술 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당연히 음식에 따라, 절기에 따라, 술자리의 성격에 따라 술의 종류는 다양했다. 논과 밭에서 일하거나, 주막에 들렀을 때는 막걸리 한 잔을 들이켰을 것이고, 저녁에는 보다 도수가 높은 약주나 청주를, 귀한 손님이라도 대접할라치면 증류한 전통 소주를 내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제를 거치면서 불과 100년도 안 되는 짧은 세월 동안 우리의 주류문화는 그 품격과 깊이 있는 문화를 상실했다. 이후 우리는 천편일률적인 주류문화 특히, 희석식 소주에 길들여져 왔고, 밋밋한 일본식 라거 맥주에, 조금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고작, 정신 나간 폭탄주에 길들여져 왔지 않은가?

이에 대해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아무도 문제의식조차 가지지 않았다. 불명의 희석식 소주가 국민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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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부터라도 우리의 건강한 주류문화, 우리의 국민주를 만들어 나가야할 때다. 그 중심에 막걸리가 있다. 그런데 와인에 대한 주눅인지, 문화적 사대인지, 아니면 겉멋에 대한 무지한 합의 때문인지, 앞뒤 없이 적잖은 사람들이 와인식의 고급화를 주장하고 있다. 얼핏 맞는 이야기 같다. 그도 그럴 것이 한 두 개 업체의 독점적 구조로 인한 막걸리의 한계가 막걸리는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걸리는 무작정 고급화가 아닌 사람 향기 풀풀 나는 우리의 땅과 우리의 아버지의 술로 다시 되돌려 놓는 일부터, 획일적 표준화가 아닌 다양성을 일구어 나가는 작업부터 선행돼야만 한다.

이 막걸리에 막된장, 풋고추면 어떠랴? 이것이 막걸리가 내포한 진정한 매력인 것을... 김치에 막걸리, 삼합에 막걸리, 가마솥뚜껑 위에서 지글거리는 지짐이가 있지 않은가? 무엇이 부끄러운가? 그게 우리의 얼굴이지 않은가?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우리 음식만 최고라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우리의 막걸리는 세대와 계층, 음식을 어우러지게 하는 통합의 술이다. 그리하여 막걸리는 우리의 어머니 품처럼, 우리의 대지처럼 그 가슴은 무한히 넓다. 우리 음식 외에도 치즈, 스시, 파스타, 에스닉 푸드, 그 어떤 음식 일지라도 꼭 한 번 막걸리를 곁들여 보자! 지금까지 느낄 수 없었던 무한한 막걸리의 세계로 들어서게 될 것이다. 분명.

다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막걸리의 부활과 복권을 위한 진정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진다면 우리도 멀지 않은 시간 안에 '코리안패러독스(Korean Paradox)'같은 말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겠는가?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발효 음식인 막걸리가 우리에게 있기에.

막걸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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