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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루타 알바’… 돈에 몸 내놓는 청춘

[기타] | 발행시간: 2013.06.26일 18:21

여름방학이 시작되자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이 ‘생물학적동등성시험(생동성시험)’에 몰리고 있다. 제약회사가 복제약의 판매 허가를 받기 위해 실시하는 일종의 생체시험이다. 단기간에 많은 수입을 올릴 수 있어 비싼 등록금 부담을 안고 있거나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학생에게 인기 아르바이트로 자리 잡았지만, 위험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학생 이모(25)씨는 지난달 학교 게시판에서 생동성시험 참가자 모집공고를 발견했다. 항우울제와 근육이완제를 동시에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 반응을 살펴보는 시험이었다. 2박3일씩 2차례 참여해 두 가지 약을 먹으면 45만원을 준다고 적혀 있었다. 이씨는 병원에서 쉬면서 쉽게 돈을 벌 수 있으리란 생각에 바로 지원했다.

대학생 정모(23)씨 역시 지난해 2월 서울 인사동 병원에서 실시한 생동성시험에 참여했다. 시판 중인 고혈압 약을 복용하고 1주일 뒤 이를 복제한 약을 같은 방식으로 투여해 성능이 같은지 확인하는 시험이었다. 한 주에 2박3일씩 2주간 병원을 찾아 46만원을 벌었다. 정씨는 “편의점 등에서 알바를 하면 한 달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을 생동성시험에 참여하면 며칠 만에 벌 수 있고, 육체적으로도 힘들지 않아 선호하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생동성시험은 201건이었다. 제약회사를 대신해 생동성시험을 주관하는 업체 38곳과 일부 임상시험 업체가 진행했다. 보통 한 시험에 10~50명이 참여하고 참가자 대부분이 대학생임을 고려하면 한 해 수천명의 대학생이 생동성시험에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 3~4년 전부터는 시험을 전문적으로 알선해 주는 업체도 등장했다. 회원이 1700명이나 되는 한 업체 홈페이지의 생동성시험 대기자 명단에는 이날 현재 200명 이상 등록돼 있었다. 대학생 김모(20·여)씨는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걱정이 많은데 짧은 시간에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선 이만한 아르바이트가 없다”며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고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생동성시험의 안전성은 늘 논란이 되고 있다. 항우울제와 근육이완제 테스트에 참여했던 이씨는 “일부 참가자가 공복 상태에서 반복적으로 채혈하다 어지럼증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올 초 생동성시험 아르바이트를 했던 다른 대학생 이모(29)씨 역시 “참가자 서너 명이 시험 도중 몸 상태가 나빠져 포기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채혈하다 기절하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생명연구원이 발간한 ‘임상연구윤리’에는 ‘피험자가 연구로부터 얻는 직접적 이익은 불확실하거나 없는 반면, 위험은 명백하다’고 적혀 있다. 미국이나 유럽은 생동성시험 관련 기준이 까다로워 제약회사들이 제3세계 국가에서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대다수 학생들은 단순히 ‘용돈벌이’로 생각해 이 시험에 뛰어들고 있다. 식약처는 시험 책임자가 참가자에게 내용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동의서를 받게 하고 있지만, 내용이 어려워 동의서에 대충 서명하는 이들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생명윤리학 박사는 “생동성시험은 위험도가 낮지만 위험요소가 아예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약을 보급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시험 참가자들이 돈벌이로만 여기고 쉽게 참여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용상 전수민 기자 sotong203@kmib.co.kr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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