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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시의 최후’ 미국이 최종 결정했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7.10일 16:35
[한겨레] 뉴욕타임스, ‘무르시 대통령의 마지막 날’ 보도

지난 3일 오후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한 아랍 국가의 외무장관한테서 전화를 받았다.

이 외무장관은 자신이 미국 정부의 특사라며, 새로운 총리 임명과 새 내각 구성 제안을 무르시 대통령이 받아들이라고 요구했다. 새 총리와 내각이 모든 입법권을 이양받을 뿐만 아니라 무르시가 임명한 지방 주지사들을 대신한다는 내용이었다. 한마디로 이름뿐인 대통령으로만 남으라는 제안이었다. 전화 통화 뒤 무르시는 ‘쿠데타를 용인해서 이집트 민주주의에 타격을 주기보다는 이대로 죽겠다’는 대답을 했다고 보좌관들에게 밝혔다.

그러자 에삼 엘하다드 외교보좌관은 방을 나가 안느 패터슨 이집트 주재 미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무르시가 미국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에 있는 수전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에게도 전화를 해서, 군부의 권력 접수가 막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이집트 대통령궁의 한 보좌관은 측근에게 ‘어머니 미국’이라는 표현을 쓰며 “어머니가 한시간 안에 역할을 중단하겠다고 우리에게 방금 말했다”고 전했다. 몇시간 뒤 압둘파타흐 시시 국방장관 겸 군총참모총장이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헌정 중단과 무르시 해임을 발표했다.

<뉴욕타임스>가 전하는 무르시의 대통령직 마지막 날 풍경은 무르시의 실각이 결국 미국에 의해 최종 결정됐음을 드러낸다. 신문은 군부 쿠데타 뒤에도 미국 외교관들이 무슬림형제단 간부들과 접촉해 ‘무르시의 실각을 받아들이고 향후 정치 과정에 참여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국 외교관들과 접촉한 무슬림형제단의 한 간부는 “그들은 우리에게 쿠데타를 합법화시켜 달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아랍 국가의 한 외무장관을 통해 최후통첩을 하기 전에도, 미국은 무르시에게 ‘자리는 지키되 권한을 내놓는’ 타협안을 계속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무르시는 자신이 실각할 가능성을 계속 암시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무르시는 자신의 사임이 정치 위기의 “절정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냐”라고 물은 뒤, “아니다, 절정은 내 피가 마루에 흐르는 것을 당신들이 볼 때다”라며,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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