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이겼지만 얼굴은 어두웠다.
LA 다저스 코리안특급 류현진이 23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후반 첫 경기에 선발등판해 6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성적은 5⅓이닝 9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 그래도 타선지원을 받아 시즌 8승째를 따냈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기대했던 승리는 안았지만 15번째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했다. 피안타가 많았고 투구수(102개)도 많았다. 타선이 대폭발을 일으켜 시즌 최다득점(14점)을 지원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류현진 스스로 만족할 만한 투구는 아니었다.
1회 2사까지 잡고 2안타를 맞았지만 멜키 카브레라를 10구만에 2루 땅볼로 힘겹게 처리했다. 3회에서도 2사후 에드윈 엔카나시온 내야안타, 아담 린드 볼넷에 이어 카브레라에게 중전적시타, 마크 데로사에게 우전적시타를 잇따라 내주고 2실점했다. 4회와 5회는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로 유도했다. 위기극복능력은 여전했다.
10-2로 크게 앞선 가운데 류현진은 6회도 마운드에 올라 퀄리티스타트에 도전했다. 그러나 카브레라 중전안타, 1사후 콜비 라스무스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후속투수 호세 도밍게스가 승계주자 2명을 모두 홈인시키는 바람에 실점이 순식간에 4점으로 불어났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5이닝에 그쳤던 류현진이 후반기 첫 경기에서도 또 다시 6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투구수가 많았다. 1회 투구수가 24개를 기록했다. 3회에서도 7타자를 상대하느라 29개의 볼을 던져야 했다. 5회를 마친 뒤 90개가 넘었다. 최고구속은 93마일(150km)를 마크했으나 상대타자들의 스윙에 걸리면서 파울을 많이 만들어냈다. 직구를 던지다 7개의 안타를 맞은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아무래도 12일만의 실전등판에서 오는 감각적인 낯설음으로 보인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존도 그를 괴롭혔다. 직구의 구속은 있었지만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에서 전반기 한창때의 예리함은 보여주지 못했다. 전반기내내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전력 투구한 후유증도 걱정되는 투구였다.
타선이 경기내내 불꽃타격으로 득점지원을 해주면 덕아웃은 활력이 넘쳐났다. 그러나 덕아웃에 앉은 류현진은 자신의 투구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그래도 8승을 따내 10승 길을 닦는데 만족한 하루였다. 류현진이 후반기 두 번째 등판에서는 이날의 아쉬움을 씻어낼 것인지 주목된다. 상대는 28일 신시내티, 그것도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추신수와 코리안 더비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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