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tvN 토크쇼 ‘택시’가 그 어떤 게스트가 찾아와도 들었다놨다 할 수 있는 탁월한 진행으로 안방극장에 풍성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고 있다.
‘택시’는 김구라, 홍은희가 운전하는 택시 안에 게스트가 출연해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쇼. 지난 21일 방송에는 영화 ‘톱스타’를 연출한 배우 박중훈과 출연한 배우 엄태웅이 함께 했다.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찾아간 이 프로그램의 기동력은 생생한 현장감을 안겼다. 영화제의 뜨거운 열기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가운데, 배우들의 진솔한 속내를 만날 수 있었다.
박중훈은 최근 보도된 290억 원의 빌딩 신축에 대해 “잘 벌었고 잘 모았다”면서 “빌딩을 신축했지만, 그래도 돈을 잘 벌고 행복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지는 않다. 돈 때문에 목숨을 끊는 분들도 있는데 조심스럽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엄태웅 역시 ‘톱스타’ 출연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을 가감 없이 전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 배우가 연출하는 영화이기에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 있어 출연을 망설였다는 엄태웅의 어디서도 듣지 못했던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다.
‘택시’가 토크쇼의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장수 토크쇼로서 명맥을 잇고 있는 원동력은 스타들의 거리낌 없는 고백 덕분. 여기에는 두 명의 MC들의 탁월한 강약 조절이 한몫을 한다.
김구라는 일단 그 어떤 독설도, 그 어떤 민감한 질문도 날카롭게 한다. 그는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스타들의 진면목을 드러내는데 재주가 있다. 김구라는 다소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이야기도 특유의 심드렁한 표정으로 쏟아낸다. 이상하게도 김구라의 독이 잔뜩 묻어있는 질문에 게스트들은 무장해제된다. 너무 ‘날 것 그대로’의 질문에 당황하면서도 솔직한 답은 피하지 않는다.
박중훈이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재산에 대해 당황하면서도 결국 털어놓고, 후배 배우이자 같은 시기에 영화를 내놓은 하정우와의 경쟁에 대한 소회를 밝힌 것도 김구라의 뻔뻔스럽지만 꼭 해야 하는 민감한 질문 덕이었다.
김구라가 강하게 나간다면 홍은희는 유부녀 배우 특유의 포근하면서도 친근한 매력으로 다가간다. 홍은희는 환하게 미소를 머금고, 스타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거나 살을 붙이는 형식으로 토크쇼의 다채로운 이야기를 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언제나 부드러운 것만은 아니다. 때론 김구라보다 강한 돌직구 질문을 던져 스타들을 당황하게도 하고 있다.
‘택시’는 지난 8월 기존 MC였던 전현무가 하차하고, 홍은희가 투입되며 분위기 쇄신을 노렸다. 두 명의 MC가 호흡을 맞춘지 3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지금, ‘택시’는 MC들의 찰떡 같이 딱 맞아떨어지는 조합으로 스타들을 앞다퉈 탑승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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