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시진핑 국가주석
9일 개막한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이하 3중전회)가 개혁에 대한 시진핑(习近平) 국가주석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공산당 내부 인사들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3중전회는 시 주석이 중국의 새로운 발전 경로를 제시함으로써 덩샤오핑(邓小平)에 견줄만한 권위와 비전을 가졌는지를 판가름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과거 30년 동안 수출과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라는 성장모델을 통해 국민 생활수준을 향상시켰고 중산층, 특권 엘리트 계급, 슈퍼리치, 거대 국영기업을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은 현재 경제 둔화와 빠른 고령화, 지방 정부 부채 등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부패 등 대중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에 직면했다.
WSJ는 "옛 성장모델의 한계를 극복할 새로운 개혁모델이 필요한 시점에서 열리는 3중전회에서 나타날 시 주석의 지도력이 미국과 함께 세계 양대 강대국으로 자리 잡은 중국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라고 전했다.
또한 "중국 관리들은 이번 회의를 덩샤오핑이 시장개혁 반대파를 제압했던 1978년과 1993년 3중전회와 비교하며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는 덩샤오핑 시절인 1978년 3중전회에서 개혁노선이 처음 채택된 이후 역대 3중전회에서 굵직한 개혁안들이 마련됐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자신을 뛰어난 지도자로 자리 매김하고 개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지만 덩샤오핑이 제시했던 것과 비슷한 개혁안을 내놓지 못할 때에는 책임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중국 경제 전문가인 배리 노턴은 "진지한 경제 개혁 조치가 없으면 시 주석의 지도부는 중국 경제와 달리 시대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중국에서 다양한 종류의 개혁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이번 3중전회에서는 주요 정책의 윤곽만 제시되고 세부 사항에 대한 발표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한 "현재 논의되는 개혁안들은 금리 자유화,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토지 매매와 도시 복지 혜택 접근권 허용, 지방 정부의 부채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재정 개혁 등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3중전회는 9일 오전 베이징 징시(京西)호텔에서 개막해 12일까지 열린다. 이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376명의 공산당 고위급 간부들이 참석한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