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 절반 가까이가 통일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질 뜻은 없는 것으로 나타나 갈수록 통일에 대한 의식이 약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가 제출한 통일부 정책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통일을 위해 추가비용을 부담할 의향이 있느냐. 있다면 1년에 얼마를 부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4.3%는 '부담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어 '5만원 미만'을 부담하겠다는 응답이 31.9%, '5만∼10만원'은 11.7%, '10만∼30만원'은 8.7%를 차지했으며, '100만원 이상'을 부담하겠다는 응답자는 1.2%에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대체로 통일이 필요하다고 여기면서도 시급성은 절박하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급적 빨리 통일을 해야 한다'는 응답은 25.8%, '통일은 해야 하나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45.8%를 차지했다.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18%)와 '통일에 관심이 없다'(10.2%)는 부정적인 답도 30% 가까이 됐다.
통일의 중요성 항목에서는 청년층과 노년층 간에 인식의 차이를 보였다.
19∼29세에서는 '통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28.5%에 그쳤으며, '별로 중요하지 않다'와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도 각각 24.5%, 7.1%를 나타냈다.
반면 60세 이상에서는 '통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46.7%로 상대적으로 크게 높았고,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답을 고른 이는 한 명도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통일 추진에 가장 큰 장애물로는 북핵 문제(38.5%)를 꼽았다. 남남갈등(24,7%), 통일비용(23.3%), 주변 강대국의 입장(12.4%) 등의 답을 고른 이들도 있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28일부터 12월16일까지 서울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1001명을 상대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