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집값이 점차 하락세를 보이고 노동절 연휴 들어 부동산 거래량이 급감하자, 중국 주요 도시 지방정부에서 부동산규제를 완화해 시장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반관영 통신 중국뉴스넷(中国新闻网)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원저우(温州)에서 부동산규제를 완화한 후 9개월 동안 퉁링(铜陵), 난닝(南宁), 우시(无锡), 항저우(杭州) 등 10개 도시에서 부동산 규제완화 조치를 잇따라 발표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올 들어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지수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국 30개 주요 도시 중 28개 도시의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감소했으며 이 중 베이징의 1분기 주택거래량은 무려 55.18%나 감소했다. 지난달 44개 주요 도시의 거래량 감소폭은 20%에 달했다.
노동절 연휴에는 더욱 심각했다. 부동산업체 중위안(中原)그룹연구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노동절 연휴기간 신규주택 거래량은 지난주보다 무려 47%나 급감해 4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까지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재고량은 소폭 증가세를 보이면서 2·3선급 도시의 주택재고 부담이 가중됐다.
이에 따라 부동산개발업체는 주택가격을 내리기 시작했고 지방정부 역시 완화책을 발표했다. 난닝시 주택보장부동산관리국은 지난달 25일부터 광시(广西) 베이부완(北部湾)경제구역 내에 한해 다른 지역 시민의 난닝시 주택구매를 허용했으며 우시, 항저우, 톈진(天津) 등 지역에서도 잇따라 규제 완화조치를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정부의 이같은 규제완화 조치만으로는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부동산연구소 천궈창(陈国强) 소장은 "일부 지방정부의 약소한 규제완화 조치는 구매심리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실제 시장에 미칠 영향은 뚜렷하지 않다"며 "상당수 2·3선급 도시에서 몇년 전부터 실질적으로 규제완화 조치를 실시했거나 규제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 정책연구센터 종합연구처 자오루싱(赵路兴) 처장 역시 "일부 2·3선급 도시의 신규주택이 과도하게 공급됐으며 이를 소화해내기는 어렵다"며 "정부에서 규제 완화 조치를 발표해 시장을 바로잡으려는 것은 정상적이지만 규제완화로 시장의 반응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천궈창 소장은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구매제한 완화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정부가 세수 및 부동산 대출정책을 조정하고 개발업체가 적정선에서 이익을 양보하며 구매자들이 투자 자신감을 회복하는 등 정부, 구매자, 개발상 등 각 시장 주체의 이성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바오 한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