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반부패 드라이브의 강도를 높이면서 곳곳에서 어두운 그늘이 드리워지고 있다.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공무원들이 잇따라 자살하고 있고 공산당 가입자 수도 뚝 떨어졌다. 북경청년보는 1일 저장(浙江)성의 한 관리가 지난 30일 건물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저장성 당국은 “자살한 사람이 항저우시 경제정보기술위원회 소속의 순시원(감독관)인 자오지라이”라고 밝혔다. 자오는 유서에서 “몇 년 동안 암과 불면증에 시달려 왔다”면서 “당의 기율을 어기는 어떠한 짓도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자우의 자살 시점은 신화통신이 중앙기율위가 상하이와 저장성 등 동부지역에서 감찰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한 다음날이다.
중국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한 달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무원은 6명이다. 뇌물수수를 시인하는 유서를 남긴 사람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자살 공무원들이 크게 늘 조짐이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베이항대 런젠밍 교수는 “중국에는 죽은 사람에 대해 예를 지키는 문화가 있다”면서 “공무원의 죽음은 곧 부패 조사가 멈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자살은 부패 공무원들이 자신의 재산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며 “모방 자살이 유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례없는 반부패 움직임에 공산당 당원증에 대한 매력도 식어가고 있다. 공산당 중앙선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산당원은 8669만명으로 전년 대비 156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253만명이 늘었던 2012년에 비해 40% 가까이 줄어들었다. 최근 10여년 동안 2005년을 제외하고 꾸준히 늘던 증가폭이 최저 수준으로 급락한 것이다. 해마다 치솟던 공무원 시험 응시자도 올해 급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지방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는 전년 대비 12.3%나 감소했다. 인민대 장밍 교수는 “당 가입자 감소는 확실히 반부패 활동과 관련이 있다”며 “솔직히 그동안 많은 젊은이들이 뇌물을 챙기려는 의도로 당과 정부 일자리를 찾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