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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워치'면 끝? 웨어러블에 '패션'을 허하라

[기타] | 발행시간: 2014.09.08일 15:50
[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1년 전 몸에 착용하는 '웨어러블 컴퓨터'가 일상화된 5년 뒤 추석 풍경을 가상으로 그려봤습니다. 그 사이 삼성과 LG에서도 스마트워치를 내놓았고 애플 '아이워치'도 곧 선보일 예정입니다. 과연 웨어러블 기기는 우리 일상에 어떻게 파고들게 될까요? 최근 등장한 제품들을 중심으로 웨어러블 컴퓨터 기술을 둘러싼 논쟁을 짚어봅니다. <편집자말>



스마트워치는 '스마트 기기'일까, '시계'일까. 지난 5일(아래 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국제가전박람회 'IFA2014'에서 삼성과 LG간에 작은 논쟁이 벌어졌다. 이영희 삼성전자 마케팅담당 부사장이 스마트워치 '기어S'를 소개하면서 "(스마트워치는) 시계가 아닌 스마트기기"라고 하자, LG전자 관계자가 "스마트 기기보다 '리얼 워치'(진짜 시계)"라고 반박한 것이다.

'진짜 시계' 닮아가는 스마트워치... 웨어러블은 '패션 아이템'

실제 LG가 최근 선보인 'G워치R'은 진짜 손목시계에 가깝다. 사각형에서 벗어나 처음 원형 액정화면을 채택했고 금속 몸체에 천연 가죽 스트랩까지 달았지만 무게는 63g으로 플라스틱 제품들과 큰 차이가 없다. 또 시계처럼 늘 화면이 켜져 있어 언제든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커뮤니티 '세티즌'에서 회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77%가 기어S 대신 G워치R을 선택했다. 스위스 브랜드 '스와치'를 연상시키는 디자인 덕에 자체 통신 기능까지 갖춘 '기어S'를 크게 앞선 것이다.

오는 9일 미국 쿠퍼티노에서 열리는 애플 행사에서 새 아이폰과 함께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워치(가칭)'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도 사실 '디자인' 때문이다.

미국 언론은 아마 애플 스마트워치 발표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애플 전문 매체 <9투5맥>은 3일 애플 디자인 책임자 조너선 아이브가 '스위스 시계'를 겨냥해 "스위스는 이제 큰일났다(Switzerland is in trouble)"고 큰소리쳤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도 4일 애플이 건강과 운동 관리 기능을 제공하고 휘어진 화면에 무선 충전이 가능한 두 가지 크기의 스마트워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아예 못을 박았다.

'두 가지 크기'라는 말에 누리꾼 사이엔 애플이 남성용과 여성용 시계를 따로 만드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렇듯 '애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 속에는 여성이 차고 다니기엔 부담스러운 지금까지 스마트워치에 대한 반감도 섞여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CCS인사이트'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지난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970만 대에 달했고, 올해 2200만 대를 기록한 뒤 2018년에는 1억 35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렇다면 웨어러블 시장도 스마트폰처럼 애플이나 삼성 같이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1월 '웨어러블의 미래, 패션에서 길 찾아야'라는 보고서에서 웨어러블은 다양한 패션 아이템 속에 녹아들어가기 때문에 '소품종 대량생산'인 기존 글로벌 IT 기업 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웨어러블 기기는 시계, 안경, 옷처럼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패션 아이템을 고를 때 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에 쏠리지는 않을 거란 얘기다.

IT평론가 안병도씨도 지난달 25일 디지에코 보고서에서 스마트워치가 처한 문제점으로 디자인과 기능성, 배터리 등 3가지를 꼽으면서 "지금까지 나온 스마트워치는 IT 제품 특성을 강조한 나머지 품격을 중시하는 일반인 눈으로 보면 마니아틱하고 번쩍거리는 장난감 같은 디자인을 하고 있다"면서 "패션이란 측면에서 볼 때 IT제품이라는 점을 잊고 자연스럽게 옷이나 가방 디자인과 융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반도체 업체인 인텔은 최근 패션디자인업체 '오프닝세리모니'와 함께 여성들을 겨냥한 스마트 팔찌 '미카(MICA)'를 발표했다. 휘어진 화면에 자체 통신 등 스마트워치 기능까지 갖췄지만 외형은 IT 기기보다 고급 액세서리에 가깝다. 첫 공개 장소도 IFA 같은 IT 전시회가 아닌 패션쇼를 택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을 처음 개척했던 소니, 페블도 점점 패션을 강조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예 눈에 잘 띄지 않는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업체들도 있다. 클립 형태로 만들어 옷이나 액세서리 등 원하는 곳에 꽂아서 운동량을 측정할 수 있는 미스핏사의 '샤인'이 대표적이다(관련기사: 에구 망측해라, 속옷까지 똑똑하다니 ) .

모자에 골전도 스피커를 내장해 이어폰 없이도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맥스버추얼사의 '시냅스(CYNAPS)'처럼 반제품 형태로 나와 자전거 헬멧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 활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팔의 제스처를 인식해 각종 기기를 제어하는 암밴드 '미오(Myo)' 역시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콘택트렌즈처럼 눈에 부착해 안압을 측정하는 '트리거피시(Triggerfish)'나 피부 아래에 센서를 이식해 혈당을 주기적으로 측정하는 '세븐 플러스' 같은 의료기기도 마찬가지다.




구글 글래스가 프라이버시 침해?... '감시 기계' 논란

이처럼 패션 아이템 속에 숨거나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특성은 거꾸로 웨어러블 대중화에 장벽이 될 수 있다. 실제 구글 글래스는 음성이나 제스처만으로 눈앞에 보이는 장면을 항상 촬영할 수 있고 얼굴 인식 기능으로 상대방의 개인 정보도 파악할 수 있어 시판 당시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영국 '스톱 더 사이보그(Stop the cyborgs)' 같은 시민단체들은 구글 글래스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감시를 받고 모든 순간이 기록돼 '잊혀질 권리'를 침해당한다며 출시를 반대했고, 노암 촘스키 MIT 교수도 지난해 6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빗대 구글 글래스가 사생활을 침해해 인간의 삶을 파괴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구글도 올해 구글 글래스를 시판하면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할 때 주변 사람들이 이를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해주는 기능을 추가하기도 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인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2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더니 전체 응답자의 64.9%가 '웨어러블 기기로 인해 개인정보 유출 문제가 염려된다'고 답했고, '사생활 침해 문제가 심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58.5%에 달했다



박현수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웨어러블 컴퓨터를 둘러싼 개인정보보호 이슈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기존 스마트 기기의 개인정보 이슈에 웨어러블 기기의 가장 큰 특징인 제품의 소형화, 경량화에 따라 타인들이 이를 인지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도촬이나 도청뿐 아니라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암호화되지 않고 전송되는 개인의 건강이나 행동 정보 등이 유출될 경우 인터넷을 통한 개인정보 유출 못지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5월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서 발생하는 효용가치가 더 뛰어나면 부작용들을 상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비하면 배터리, 무게, 입력 방식 같은 기술적 문제나 제품 가격 같은 경제성은 오히려 사소해 보일 정도다. 사용하기에 따라 가장 위험한 '사생활 감시 기계'가 될 수도 있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패션'은 허하되 '독점'은 막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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