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 기자] KBS 2TV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 심은경이 설내일의 본격적인 성장을 그려낸다. 늘 천방지축으로 까불고 뛰어다니던 심은경은 한층 차분해진 모습이다.
지난 11일 방송된 ‘내일도 칸타빌레’에서는 자신에게 마음을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는 유진(주원 분)의 곁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내일(심은경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진의 곁에서 못말리는 껌딱지로 활약하던 내일은 유진이 윤후(박보검 분)를 통해 자신을 질투하고, 마음을 확인받는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지만, 왜인지 그러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모습이다.
또한 내일은 윤후와의 이중주를 위해 어린 시절 생긴 트라우마를 스스로 극복하려 ‘괜찮다’는 주문을 외우거나, 악보를 정확히 보고 연주하는 피아노 연습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매달리는 모습으로 초반과 확연히 다른 지점을 시청자에 설명했다. 유진과 함께 하고 싶었던 피아노 연주곡을 다른 연주자에 빼앗긴 내일은 자못 상처 받은 표정을 지었지만, 그 일로 인해 유진에 투정부리지 않고, 한걸음 떨어져 스스로 성장하기로 결심한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내일을 연기하는 심은경의 연기 톤 또한 확연히 달라졌다. 정극 안에서 만화적인 캐릭터를 오버스럽게 연기해 혹평 세례를 받았던 심은경은 어느새 한국판 ‘내일도 칸타빌레’에 스며든 모습이다. 자유롭고 즐겁게 연주하던 그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현재는 진지한 정서를 기본으로 이따금 장난스러운 표정과 말투를 사용해 밝은 척하는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어 한층 보기 편안하다. ‘오라방’이라는 듣기 거슬리는 호칭을 ‘선배’로 고친 심은경은 내일 캐릭터의 성장 곡선에 맞춰 연기의 톤도 자연스럽게 다운되면서 이제야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이다.
심은경은 드라마에 앞서 진행됐던 제작발표회에서, 내일 캐릭터와 관련해 “설내일과 나의 상황이 많이 겹쳤다. 내일이라는 캐릭터가 제멋대로 연주하는 친구인데, 하나씩 배워 나가면서 본인 스스로 혼돈이 오게 된다”며 “나 또한 드라마가 오랜만이다. 굉장히 많이 헷갈렸다. 내가 지금 맞게 하고 있는 건가, 열심히 하고 있는데 잘 안 따라주는 것 같다는 생각에 정체되기도 했었다. 그런 부분이 내일이의 성장과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전한 바 있다.
이처럼 캐릭터와 연기에 대한 다각도의 고민을 이어갔던 심은경은 일본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를 한국판으로 각색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던 실수로 인한 혹평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고 영리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을 결국 보이고 있어, 그의 연기 내공을 엿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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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내일도 칸타빌레’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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