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일레븐)
마리오 발로텔리(리버풀)가 언제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골을 넣을 수 있을까? 부진에 이어 불운마저 그의 영혼을 따라다니고 있다.
리버풀이 지난 14일 밤 10시 30분(한국 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14-2015 EPL 16라운드 경기서 웨인 루니·후안 마타·로빈 판 페르시에게 잇달아 골을 내준 끝에 맨체스트 유나이티드에 0-3으로 완패했다. 리버풀(6승 3무 7패, 승점 21)은 이날 패배로 10위로 떨어졌다.
리버풀은 스털링을 원 톱에 두고 랄라나와 쿠티뉴를 양 측면에 배치한 스리 톱을 들고 나왔다. 브랜든 로저스 리버풀 감독은 발로텔리를 벤치에 대기시켰다. 발로텔리를 후반에 적극 활용하려는 복안인 듯했다.
로저스 감독은 팀이 전반에만 0-2로 뒤지자 하프 타임이 끝나고 곧장 발로텔리를 투입했다. 물러설 곳 없는 상황에서 전면전을 펼치겠다는 의도였다. 발로텔리의 투입은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발로텔리는 후반 45분만을 뛰고도 팀에서 가장 많은 7개의 슈팅을 때렸다. 유효 슈팅도 4개나 될 정도로 비교적 정확했다. 발로텔리가 올 시즌 리그 10경기에서 42개(유효 슈팅 16개)를 날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 경기, 그것도 반만 뛰고도 대단히 많은 슈팅을 시도한 셈이다. 그만큼 발로텔리는 절박했다.
그러나 발로텔리의 이러한 노력도 골로 이어지진 못했다. 결정적 순간마다 ‘거미 인간’ 데 헤아가 발로텔리의 발목을 잡았다. 물론 발로텔리의 슈팅 코스가 매우 예리했던 건 아니다. 그래도 분명 맨유 수비 위치 때문에 시야를 방해받을 만한 여지는 존재했다. 하지만 데 헤아는 잔인했다. 발로텔리의 EPL 데뷔골을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15일 EPL 홈페이지에 따르면 올 시즌 발로텔리의 유효 슈팅 중 약 94%가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슈팅 코스가 예리하지 못하거나 상대 골키퍼가 미쳐 날뛰거나 둘 중 하난데 최근 발로텔리의 상황을 보면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발로텔리가 무리하게 때리는 슈팅도 많지만 어렵게 유효 슈팅까지 도달하더라도 상대 골키퍼에게 막히는 경우가 많다. 발로텔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도 후반 막판 오프사이드 라인을 절묘하게 뚫고 데 헤아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지만 데 헤아의 발에 막혔다.
올 시즌 발로텔리의 슈팅은 다수가 원거리에서 이뤄지고 있다.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 중거리 슈팅 비율이 50%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6야드 내 슈팅은 21%에 불과하다. 나머지 29%는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나왔다.
어느 정도 인과관계를 찾아볼 수 있는 통계다. 발로텔리는 수아레스처럼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다. 반드시 동료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올 시즌 리버풀은 2선에서 발로텔리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비단 2선 미드필더만의 문제는 아니다. 발로텔리 역시 이적 이후 호흡에 문제를 보였다. 그러다 보니 다소 먼 거리에서 시도하는 슈팅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발로텔리의 발목 힘이 강하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시도지만, 통상적으로 이러한 슈팅의 정확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슈팅력에만 의존해서는 절대 골을 만들 수 없다.
그래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후반 막판 보인 라인 브레이킹 장면은 실패로 끝났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땅볼 패스 타이밍에 맞춰 절묘하게 라인을 깨는 발로텔리의 모습은 앞으로 계속 나와야 할 장면이다. 박스 안에서 세밀한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 발로텔리의 골 갈증도 해소될 것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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