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만 나면 부인하는 일본과 상반
과거 나치가 벌인 유태인집단학살에 대해 반성하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잇단 발언이 국제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저지른 군위안부 문제에 대해 반성은커녕 여전히 외면하고있는 일본정부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메르켈총리는 26일(이하 현지시간) 뽈스까 오스벤젬수용소 해방 70주년을 하루 앞두고 베를린에서 열린 기념행사에서 《나치 만행을 되새겨 기억하는것은 독일인의 영원한 책임》이라면서 《오스벤젬은 항상 인간성 회복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일깨운다》고 강조했다.
오스벤젬수용소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태인대학살을 상징하는 장소다. 당시 유럽 전역에서는 600만명의 유태인이 목숨을 잃었고 오스벤젬에서만 100만명이 고통속에 희생됐다.
이날 반성은 과거사에만 그치지 않고 반(反)유태인정서가 퍼지고있는 현재로 이어졌다. 메르켈총리는 현재 유태인 10만명이 독일에서 살아가고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오늘날까지도 그들이 유태인이라는 리유로 모욕당하고 공격받거나 위협받는 상황은 독일로서는 불명예스럽고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메르켈총리는 지난해 베를린장벽 붕괴 25주년 행사에서도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11월 9일은 1938년 나치 대원들이 독일 전역의 유태인을 략탈한 사건이 벌어진 날이기도 하다》면서 《력사가 우리에게 지운 짐에 대한 책임을 느끼고있다》고 강조했다.
련방의회에서 별도로 열린 기념행사에서도 과거사에 대한 자성은 계속됐다. 기독교민주당(CDU)의 페터 타우버 사무총장은 《우리는 나치 만행과 독재 체제를 기억해야만 한다》면서 《특히 어려서부터 인종주의와 전체주의를 인식할 안목을 갖게끔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태인들에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독일은 끝없이 반성하고있다. 메르켈총리를 비롯한 독일 정치권의 이런 행보는 전쟁기간 저지른 범죄에 대해 이야기하는것조차 꺼리는 일본과 대조된다. 일본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19일 유태인 추모시설에 방문해 인권에 대한 연설을 하면서도 위안부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25일에는 심지어 올해 일본 패전 70주년을 맞아 발표할 새 담화에서 무라야마담화의 핵심인 과거사 반성 부분을 뺄수도 있다고 밝혀 론난을 일으키고있다.
편집/기자: [ 리미연 ] 원고래원: [ 본지종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