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본명 최홍기·68)와 아내 정수경 씨 간 이혼 소송이 ‘저작권 다툼’으로 비화됐다.
지난해 10월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 남편 나훈아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을 제기한 정 씨는 8년째 공식 활동이 없는 나훈아의 주수입원인 저작권 수입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정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윈 측은 11일 문화일보에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나훈아가 월 5000만 원 가량의 저작권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법원에 사실 조회를 의뢰한 후 저작권 수입과 관련된 재산 분할 내용을 보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싱어송라이터인 나훈아는 ‘무시로’, ‘잡초’, ‘갈무리’, ‘영영’ 등 그의 대표곡을 포함해 약 800곡을 직접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은 저작권자 사망 후 70년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현재 나훈아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이라 할 수 있다. 아내 측의 추산대로 매월 5000만 원의 저작권료를 받고 있다면 나훈아가 보유한 저작권의 가치는 수백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법무법인 윈 측은 “그 동안 정 씨의 요구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던 나훈아 측은 최근 변호사를 선임했다. 조만간 재판이 열릴 것”이라며 “저작권이 재산 분할의 쟁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윈 측은 이어 “정 씨는 위자료를 요구하지 않고 있고 나훈아를 비방하거나 네거티브 전략을 쓸 생각은 없다”며 “사실상 혼인이 파탄 났기 때문에 이혼을 간절히 원하고 있으며 자녀를 키우기 위해 이에 따른 정당한 재산분할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정 씨는 지난 2011년 나훈아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며 한 차례 이혼 소송을 제기했지만 2013년 9월 대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혼인을 지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