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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순되는 현실/남영선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4.09일 09:52

애초에 친척방문, 약장사로 시작되였던 한국나들이가 중한수교를 맞이하면서 물고가 트이였다가 이제 중한수교 20주년을 맞이하면서 더는 신비하게 느껴지지 않고있다. 현재 50만도 더 되는 조선족이 한국땅에서 북적이고 있는데 앞으로 점점 더 불어날 추세를 보이고있는것만은 부정할수 없는 현실이다.

  20여년의 한국나들이를 돌이켜보면 실로 말그대로 희와 비가 그대로 깔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전에는 엄두도 못내고 꿈도 못꾸면서 그저 그림같았던 한국으로만 생각하였댔지만 정작 물고가 트이자 가려고 서슴없이 밀항선에 올랐다가 지금까지도 종무소식인 사람들, 꼭 가고싶은 마음으로 숱한 빚을 내면서 시도하였다가 결국 협잡당하여 자결한 사람들, 위장결혼이란 허울로 가정을 산산쪼각낸 사람들, 과로와 과음으로 한국현장에서 목숨을 잃어간 사람들, 위험한 현장일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어간 사람들… 실로 이루 다 나열하기가 힘들며 생각할 수록 가슴이 아파오고 있다.

  한국나들이로 우리는 너무도 많은것을 지불하였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니다. 너도나도 한국나들이란 이 길목에서 북적대다보니 우리의 선조들이 피땀으로 일구어온 땅은 주인을 잃어가고 있으며 조선족농촌마을은 비여가고 있다. 이제 십년, 이십년후의 조선족농촌마을의 상태는 어떻게 될지 그려보기조차 무섭다.

  전에는 그렇듯 단란하고 오붓하던 가정이 이산의 아픔을 겪게 되였으며 부부정이 좋아 잉꼬부부라는 말을 들으면서 남들의 부러움을 자아내던 부부도 하루아침에 남남이 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도 우리의 주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수 있다. 이산과 가정의 파탄은 결국 아이에게 아물수 없는 상처를 주고있는데 어려서부터 부모와 갈라져있은 요즘의 아이들은 이제는 현실에 습관되여서인지 그리움도 진하지 않을뿐만아니라 부모들의 이혼도 무감각으로 받아들이면서 오직 자신의 뒤바라지만 책임져주면 상관이 없다는 태도이니 그들의 성장을 책임진 학교가 모든 역할을 하자니 힘에 겨울뿐이다.

  간혹 기한이 되여 한국에서 돌아온 사람들은 집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부터 갖은 방법과 수단을 다하여 다시 한국행을 시도하고 있으며 아직도 한국행을 해보지 못한 사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환율로 보면 한국의 노임상황이 그렇게 좋은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에서 벌기보다는 낫다는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하긴 한국나들이가 있었기에 도시에 아빠트를 살수 있었고 자식들의 뒤바라지를 할수 있었으며 떵떵거리며 살아갈수도 있는 것이다.

  사회도 가정도 모두가 돌아와서 내 마을, 내 가정을 지키면서 그 옛날처럼 오손도손 살아가기를 바라는 것만은 틀림이 없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며 또 앞으로도 이루어지기 어려운 일이다. 한국에서 벌어온 돈으로 마을에 돌아가서 농기계를 구전히 갖추고 농사일을 해도 벌이가 그렇게 나쁜것만은 아니겠건만 그런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도시에 들어와서 식당이나 기타 업종을 시도하는 사람도 있지만 성공한 사람보다는 실패한 사람이 더 많은 오늘의 현실이다. 도시로 들어와서 하나의 업을 하려면 말그대로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자신의 경영능력과 독특한 비법이 있어야 할 것이며 사회인맥관계도 좋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힘과 밑천에만 의지한다면 결국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일단 영업을 시작하면 대여섯부문에서 달려와 이런저런 세를 요구하니 웬만해서는 당해내기가 힘든 오늘의 현실이 아닌가.

  우리가 사는 곳에서 하는 일도 한국에서 일하는만큼 아니면 좀 적은 노임이라도 받는다면 그리고 무슨 일이든 하려고만 하면 여러부문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지지해준다면, 모든 일에서 공정적이고 밝아진다면 아마도 귀국하는 행렬이 늘어나지 않을가 생각해본다. 적어도 귀국한후 재차 한국행을 시도하지는 않을것이다.

  중한수교의 해가 깊어갈수록 한국으로의 조선족 이동은 더 자유로와지는 반면 지불해야 할 대가도 더 커질것이다. 현실적인 모순의 격차가 줄어든다면 잃는것보다는 얻는것이 더 많을것이며 우리 조선족사회도 더 밝아질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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