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요코하마, 고유라 기자] 한신 타이거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지난 16일 주니치전에서 새로운 구종을 선보였다.
그는 이날 9회 등판해 왼손 타자들을 상대로 포크볼을 던지며 헛스윙을 유도, 1이닝을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5세이브를 챙겼다. 직구와 슬라이더 투 피치로도 최고의 마무리 투수가 된 오승환이 새롭게 선보인 구종은 한일 양국에서 큰 화제가 됐다.
오승환은 삼성 소속일 당시 주로 직구, 슬라이더 만을 던졌으나 지난해 일본에 진출한 뒤 '떨어지는 공'에 대한 주문을 계속해서 받아왔다. 2013년 말 입단식 때부터 일본 현지에서는 투 피치의 한계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오승환은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구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떨어지는 포크볼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다음 등판인 18일 시즌 6세이브를 거두는 동안 2번의 수비 미스로 간담을 서늘케 했고 19일에는 3-2 상황에서 올라와 9회 동점을 내주며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를 지켜본 오치아이 에이지 전 삼성 코치는 "오승환의 공은 직구다. 변화구 때문에 직구를 잃어버려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오승환의 생각도 같았다. 21일 요코하마전을 앞두고 만난 오승환은 "오치아이 코치님의 조언을 기사를 통해 잘 들었다. 저도 마찬가지로 제 주무기는 직구라고 생각한다. 포크볼 등 변화구는 섞어 던지면서 직구의 위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방법이다. 직구의 힘이 떨어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하필 포크볼을 던지기 시작하고 나서 블론 세이브를 하면서 우려를 많이 듣고 있다. 하지만 그날은 공이 좋지 않았다. 안타를 맞은 공 둘다 높게 들어갔다. 포크볼은 아직 더 던져봐야 하겠지만 현재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변화구 비율은 상황 봐서 비슷하게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21일 요코하마전에서 1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7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날 오승환이 삼진 3개를 잡은 결정구는 모두 150km 이상의 직구였다. 21개 투구수 중 직구가 17개를 차지했다. 최고 구속은 152km였다. 강한 직구로 타자들을 제압한 그에게 변화구는 필요 없었다. 경기 후 오승환은 "오늘은 직구가 괜찮았다"고 말했다.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결국 오승환에게 포크볼은 직구가 잘 통하지 않는 상황이나 컨디션에서 써먹을 수 있는 요긴한 구종일 뿐 그의 주무기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돌직구'라는 말이 이미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것처럼 오승환의 직구는 계속해서 타자들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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