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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건강나이 1위 비결은 ‘건강유지 욕망’

[기타] | 발행시간: 2012.04.16일 03:22

■ 보건사회硏 한일 노년층 비교

[동아일보]

지난달 7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서울 광진구의 A 씨. 인생 최후의 5년 동안을 대부분 병원에서 보냈다. 70대에 들어서면서 척추디스크가 심해졌고 2007년에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됐지만 얼마 후 변에 피가 섞여 나왔다. 대장암이었다. 수술을 받고 인공항문을 달았다. 회복되는 듯했지만 지난해 말 다시 가슴에 통증이 왔다. 폐암 진단. A 씨는 이때부터 숨을 거두기까지 3개월여를 다시 병실에서만 지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국의 노인들이 평균 8년간 병치레를 하다 숨을 거둔다고 최근 발표했다. 2007년을 기준으로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79세지만 건강수명은 71세였다. 100세 시대를 바라본다지만 병원을 오가는 시간이 8년이나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는 이 같은 ‘유병장수’ 패턴을 뚜렷이 보여준다. 65세 이상 노인의 비율은 2000년 7.2%에서 2010년 11%로 10년간 3.8%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노인 의료비 지출은 2조2893억 원에서 13조7847억 원으로 약 6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전체 의료비에서 노인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7.4%에서 31.6%로 1.8배나 늘었다. 노인들이 병원에서 쓰는 돈이 점점 많아졌다는 뜻이다.

건강하게 늙으면 몸도 편하지만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도 줄일 수 있다. 건강수명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수명 1위인 일본과 비교해보자.

○ 생활습관이 좋아야 건강

일본은 1994년에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 고령사회가 됐다. 2010년 노인인구비율은 23.1%로 한국(11%)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았다. 2007년 건강수명은 76세로 세계 1위.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지만 노인이 가장 건강한 나라이기도 하다.

건강은 생활습관과 깊은 연관이 있다. WHO는 암,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 당뇨, 치주질환을 생활습관과 관련된 질환이라고 2008년 명명했다. 음주, 흡연, 운동부족, 영양 불균형, 스트레스, 환경오염의 영향을 받아 생기는 질병이니 건강한 습관을 지니면 예방하거나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본의 노인은 어떻게 생활하기에 건강수명이 길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건사회연구’에서 한국과 일본의 65세 이상 노인을 비교했다. 2010∼2011년에 한국 282명, 일본 201명을 대상으로 자료를 모았다. 전기노인(65∼74세)과 후기노인(75세 이상)의 비율 및 남녀 비율을 똑같이 맞췄다. 평균연령도 73세로 동일하게 조정했다.

비슷한 집단에서 스스로 건강하다고 응답하는 비율을 확인했더니 일본(87%)이 한국(64.5%)보다 훨씬 높았다. 실제로 운동기능 청각기능 시각기능 기억기능을 조사한 결과 일본 노인들이 모든 항목에서 좋았다.

이는 일본 노인들이 건강을 더 챙기면서 생활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우선 영양을 고려해 식사를 한다는 비율을 보면 일본(77.6%)이 한국(59.6%)보다 높다. 가벼운 운동을 한다는 비율도 일본(73.2%)이 한국(62.8%)보다 높았다.

신체적인 요인뿐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꿈이나 희망, 목표를 갖고 있다는 노인이 한국(58.8%)보다 일본(72.2%)이 많았다. 지역의 모임이나 행사에 참여한다는 비율도 일본(82.6%)과 한국(57.4%) 사이에 격차가 컸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이지희 씨(일본 오카야마현립대학원 박사과정)는 “건강을 유지하려는 인식과 자세를 보면 일본의 노인들이 더 적극적이다. 이런 경향이 건강수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건강증진사업을 일찍 시작

그렇다면 왜 일본 노인들은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높을까. 오카야마현립대의 나카지마 가즈오 교수(보건복지학부)는 “일본은 1978년부터 ‘제1차 국민 건강 만들기 대책’을 세우고 건강증진운동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장수사회의 도래에 대비해 국민의 인식과 생활습관을 개선하려고 애썼다는 뜻이다.

이후 일본은 건강증진 정책을 꾸준히 시행했다. 1988년부터는 ‘활력 있는 인생 80 계획’(제2차 국민건강가꾸기 대책)을 추진했다. 국민이 80세가 돼서도 자신의 힘으로 일상생활을 해나가고 사회활동을 하도록 만들자며 좋은 운동습관을 실천하도록 도왔다. 2000년부터는 ‘건강일본21’ 운동을 시작했다. 국민의 보건의료 수준을 알 수 있는 지표를 세우고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건강증진 사업을 실시했다.

나카지마 교수는 “한국은 1997년도에 건강증진사업을 시범 실시했지만 2002년에서야 본격적으로 추진했으니 아직 건강의식이 정착되지 않았을 수 있다. 앞으로 건강증진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노인들이 지속적으로 실천한다면 건강수명의 연장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선우덕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의 건강수명을 늘리는 방법으로 두 가지를 제시했다. 하나는 질병관리, 또 하나는 건강증진.

그는 “한국과 일본 모두 노인의 80∼90% 정도는 만성질환이 있지만 초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면 조절할 수 있다. 상태가 나빠지기 전에 약물을 적절히 복용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증진을 위해 걷기나 근력운동 등 신체활동을 일상화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선우 연구위원은 “노인의 신체기능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건강증진사업이 일본은 지자체마다 굉장히 발달했다”며 “신체기능을 유지하고 건강수명을 늘리려면 꾸준히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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