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G마켓과 유통계약 협의… 성사땐 온라인 유통

폰세서리부터 폰까지 단계 출시 예상… 업계 촉각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샤오미가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타진한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 'G마켓'과 공식 파트너 체결을 협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며 관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 중국 본사 관계자들이 오는 9월 1일 방한해 G마켓 측과 만나 협상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만남에서 샤오미가 G마켓과 자사 공식 온라인 유통채널 계약을 체결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내에는 샤오미 본사와 직접 계약을 체결한 공식 유통 채널이 없다. 개인이나 법인이 병행 수입 방식으로 샤오미 스마트폰이나 스마트 밴드 등 제품을 들여와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다.

샤오미와 G마켓이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게 되면, 샤오미는 국내 공식 유통 채널을 통한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게 된다. 샤오미는 중국 본토는 물론 인도, 아프리카 등 해외에 진출할 때도 오프라인 매장을 내지 않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고, 해외 현지 유통 파트너를 통해 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샤오미가 G마켓을 통해 국내 온라인 스토어를 열 가능성도 제기된다.

샤오미는 당장 스마트폰을 국내 출시하기보다는 우선 스마트 건강팔찌 '미밴드'를 비롯해 보조배터리, 가전제품 등을 먼저 내놓고, 추후 스마트폰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미가 국내 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 유통 채널을 파트너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 개통 여부를 떠나 단말기 판매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복잡한 특허 등의 문제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미칠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릴 만큼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제품의 진입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중국 스마트폰이 가격 대비 성능에서 우수하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국내서도 구매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샤오미는 세계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상당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샤오미는 올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를 제치고 4위에 올랐고, 중국에서는 약 16%의 점유율로 애플까지 밀어내며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최근 출시한 대화면 스마트폰 '홍미노트2' 등의 신제품은 온라인 판매 12시간 만에 초기 물량 80만대가 동이 나는 등 흥행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샤오미의 대화면 신제품 가격은 15만~18만원대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도 지난해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 시행된 이후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구매비중은 떨어지고, 중저가 스마트폰 구매비중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이에 따라 샤오미의 국내 진출은 삼성, LG 등 토종 기업 내수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샤오미 유통매장을 공식 매장으로 오인해 벌어진 사건은 샤오미에 대한 국내 소비자 관심이 얼마나 큰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며 "국내 제조사에게도 샤오미는 세계 어떤 제조사보다 강력하고 위협적인 존재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세정기자 sjpark@

디지털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