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묻혀 있는 화석연료를 모두 태우면 남극 얼음이 모두 녹아 대재앙이 벌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의 리카르다 빈켈만 교수 연구팀이 온라인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지난 11일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화석연료 매장량 전체를 태우는 ‘최악 기후변화’가 나타나면 남극의 얼음이 모두 녹아 없어져 전세계 해수면은 58m 올라간다. 그 결과 뉴욕과 상하이에는 홍수가 일어나며 네덜란드와 방글라데시, 플로리다가 물에 잠긴다.
미항공우주국(NASA)가 촬영한 남극 사진
이 정도로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지 않더라도 위험은 여전하다. 인류가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사용량을 현재 수준으로 60~80년간 유지한다면 남극 서부의 얼음이 모두 녹아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극 서부의 얼음을 녹이는 데 드는 화석연료는 전세계 매장량의 약 6~8%에 불과하다. 연구를 이끈 빈켈만 교수는 로이터통신에 “우리가 지금 하는 행동이 천년 후 지구의 모습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를 앞두고 전세계가 서둘러 기후변화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크리스티나 피게레스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전지구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내로 제한하려면 화석연료 매장량 중 2/3 이상을 채굴하지 않아야 한다”고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지난 겨울 북극해의 얼음 면적은 위성 측정이 시작된 1979년 이후 가장 많이 줄어들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