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지원 기자]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글로벌 인기를 누리는 아이돌의 멤버가 이렇게 웃길 줄 말이다. MBC ‘그녀는 예뻤다’ 속 최시원은 누구도 범접 못할 코믹 연기로 드라마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거침없이 망가지고, 때론 감동마저 주는 최시원의 연기 명장면을 짚어봤다.
# “검은 바지에 흰 양말? 헉, 마이클 잭슨?”(1회)
첫 회 부터 남다른 똘끼(?)를 보여준 최시원(신혁 역)이다. 황정음(혜진 역)과 모스트 앞에서 처음 마주쳤던 ‘자일리톨 앞니’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 껌을 하늘을 향해 뿌리는 수준으로 멀리 던진 그는 첫 출근하는 황정음과 부딪히게 된다.
껌을 앞니가 빠진 걸로 착각하며 울상 짓는 황정음에게 “이거 껌인데?”라며 태연하게 말한 뒤 다시 주워 먹고, 황정음의 패션에 “검은 바지에 흰 양말? 헉, 마이클 잭슨?”이라고 읊조리며 ‘빌리진’ 춤을 추는 모습 하나로 ‘신혁’의 캐릭터를 친절히 설명해주는 센스를 발휘했다. 어떤 일에도 놀라지 않는 대범함! 평범한 사람 과는 전혀 상반된 행동까지 코믹연기의 대가인 황정음 못지않게 웃음을 줬다.
# “그러네, (네가) 예쁘네” (4회)
잭슨이라며 황정음을 놀려대기만 했던 최시원이 그에게 반했음을 알게 하는 로맨틱한 장면이다. 하늘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는 황정음의 카메라에 천연덕스럽게 얼굴을 들이대 강제 ‘셀카’를 소장하게 했다. 사실 최시원은 전날 황정음이 버스에서 할머니에게 자리 양보를 하는 모습을 보고 더욱 호감을 느끼게 된 것.
하늘을 보며 무한 감탄을 자아내는 황정음을 사랑스런 눈빛으로 바라보며 “그러네, (네가) 예쁘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여성들의 연애세포를 자극했다. 몇 초 안되는 눈빛 연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로맨틱한 남자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 “아싸 팬티 득템, 빨리 씻고 와요” (6회)
황정음의 부탁으로 감기에 걸린 박서준(지성준 역)의 병간호를 하게 된 최시원. 얼음물에 적신 수건을 이마 위에 올려 주고, 물약을 새끼손가락으로 타서 입에 넣어주는 등 세심한(?) 병간호 실력을 발산했다. 툴툴 거리면서 약을 병간호를 하는 모습도 웃음을 줬는데, 관건은 다음 날 아침 최시원의 모습이다.
박서준의 속옷과 가운까지 입고 “팬티 득템”을 외치는가하면, “빨리 씻고 와요”라며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어 주셨다. 보통 사람들의 상식 선에서는 결코 정상이 아닌 해괴한 행동의 진수를 보여준 장면이다. 최시원 특유의 구김 없이 자연스러운 연기 포텐이 제대로 진가를 발휘한 신이기도 하다.
# “착각했네 착각했어! 코코 물지마!”(7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황정음을 놀린 최시원의 엉뚱한 장난기가 대폭발한 장면이다. 매번 황정음을 볼 때마다 “내 죽은 동생이 생각난다”고 말해 측은지심을 유발했는데, 사실 그 동생은 사람이 아닌 강아지였던 것. 지갑에 있는 강아지 사진이 동생을 뜻한 거라는 걸 안 황정음에게 “설마 사람으로 안거야? 착각했네 착각했어!”라며 능청맞음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사람 무는 거 아니야 코코!”라고 황정음의 머리를 손으로 잡고 방어하는 모습은 안 웃을 수가 없는 명장면이다. 여유로운 미소로 득달같이 달려드는 황정음을 초고속 스피드로 방어하는 센스. 몸에 밴 듯한 자연스러운 자세가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 “눈 버려! 가자” (8회)
황정음을 향한 최시원의 배려가 빛난 장면이다. 고준희(하리 역)가 박서준에게 키스하는 모습을 못 보게 하기 위해 백허그를 한 것. 황정음이 상처 받는 걸 원치 않았던 그는 고준희가 박서준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철저히 감춰왔다.
황정음이 두 사람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려 하자 “누가 노상방뇨를 하고 있다. 눈 버려! 가자”라며 황정음을 끝까지 배려했다. 4회에 이어 최시운의 로맨틱한 매력이 또 기지를 발휘한 것. 이 정도면 많은 여성들이 탐낼 만하지 않은가. 웃긴 데다 로맨틱하기까지 한 신혁, 최시원을 말이다.
양지원기자 jwon04@news-ad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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