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세자가 드디어 마음을 드러냈다.
26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극본 이희명, 연출 신윤섭) 12회에서는 이각(박유천 분)이 박하(한지민 분)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동안 이각은 박하에게 향하는 '가슴'과 달리 세자빈 시해의 음모를 파헤치기 위한 '머리'로 세나를 향했다. 이에 연일 어긋나기만 하던 이들의 사랑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고, 지난 회에서 먼저 마음을 드러낸 박하에게 "나를 좋아하지 마라"라고 거절을 한 이각에 의해 이러한 안타까움은 절정에 달했다.
↑ 사진: SBS 방송 캡처
조선시대에서 온 남자인 이각은 현대의 남자들보다 애정표현에 약하다. '남녀칠세부동석'이 주된 풍토였던 과거의 정서에 기반을 둔 이각은 언제나 뒷짐을 지고 걸으며 "상스럽고 요망한 것"이라며 언제나 박하를 구박한다. 하지만 이런 세자 저하가 변했다.
불구덩이에 갇힌 자신을 구해줘서 고맙다는 박하에게 이각은 "고마운건 나다. 오늘 다시 웃어줘서"라는 달달하고 기특한 말을 던지기도 하고, "선보러 갈 때, 좀 예쁘더구나"라는 기분 좋은 칭찬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날 이 둘은 드디어 마음이 통했다. 박하가 자신을 떠난 줄로 착각한 이각은 슬픔에 빠져 박하를 그리워하지만 박하는 이내 모습을 드러냈고, 이각은 "왜 날 이렇게 만드는 것이냐"고 소리를 지르며 "네가 없는 동안 생각한 것은 나도 널 좋아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각은 세나와 약혼을 앞둔 상태였고, 이를 잘 아는 박하는 눈물을 떨구며 "항상 자기 마음대로다"라며 돌아섰다. 이내 이각은 박하의 손을 잡고 키스를 했다. 서로 마음을 확인한 첫 순간이었다.
이처럼 연신 엇갈리기만 했던 이들의 마음이 통하자, 그간 이각의 마음이 박하에게 향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봐온 시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기뻐했다. '조선'에서 온 왕세자가 '현대'를 사는 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은 것이다.
하나 둘 꼬인 실타래가 풀려가는 세자빈 시해 사건과 드디어 마음이 통한 두 주인공의 러브라인까지, '옥탑방 왕세자'는 극중 두 가지 굵직한 줄기의 흐름을 절정으로 이끌어 놓았다. 수목극 드라마의 거듭되는 혼전 속, 이러한 결정적 한 방으로 '옥탑방 왕세자'가 다시 한 번 왕좌를 쟁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