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병원으로 이송된 기자 장 씨.
중국에서 항공사와 응급센터가 기내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두고 서로간에 책임을 미루고 실랑이까지 벌이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자신을 12년간 언론에 종사한 기자라고 소개한 승객 장(张)모 씨는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지난 9일 겪은 일화를 소개했다.
장 씨에 따르면 자신은 베이징으로 취재를 가기 위해 남방항공(南方航空) CZ6101 항공편에 탑승했는데, 이륙한 지 5분 후부터 옆구리가 결리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몰려들었다. 참을 수 없었던 그는 스튜어디스에게 구조를 요청했고 비행기는 곧바로 다시 공항에 다시 착륙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연락을 받은 구급차가 비행기에서 10여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대기하고 있었는데 비행기는 문을 열지 않았고 착륙한 지 50분이 지나서야 문을 열었다. 뿐만 아니라 비행기에 올라탄 구급요원들은 들것도 가져오지 않은채로 기장, 승무원과 누가 환자를 옮기느냐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고통을 참을 수 없었던 장 씨는 기다리다 못해 스스로 기다시피 비행기 계단을 내려갔는데 구급요원들은 "계단이 죄다 얼음인데 여기서 미끌어지면 누구 책임이냐"며 그를 부축하지 않았다. 더욱이 구급차에 올라타는데도 "들것이 끼어서 내릴 수가 없다"며 본인이 스스로 구급차에 오르도록 했다. 천신만고 끝에 수도(首都)공항병원에 도착했지만 구급대원들은 환자를 검사실로 옮기기보다 비용 정산부터 요구했다.
병원 검사 결과, 네티즌의 병명은 급성장폐색증으로 밝혀졌고 그는 긴급수술을 받고 80cm에 달하는 소장을 절제해야만 했다.
이같은 글은 곧바로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으며 대다수 네티즌은 "응급환자가 발생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느냐?"며 항공사, 구급요원 모두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항공사 측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당시 브레이크 고장으로 비행기가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관제탑의 지시를 따라야만 했다"고 해명하고"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관련 시스템을 개선시키겠다"고 말했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