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精子는 당신의 몸무게를 알고있다

[기타] | 발행시간: 2015.12.17일 09:03
뚱뚱한 남성의 정자 DNA, 식욕 조절 부분에 구조 변화… 유전되면 자녀도 비만 가능성 높아

"아이를 가지려고 할 때 여성뿐 아니라 남성도 몸 관리 해야"

"어머님이 누구니. 도대체 어떻게 너를 이렇게 키우셨니~."

가수 박진영의 노래 '어머님이 누구니'는 아리따운 여성을 보고 그 어머니의 양육법을 궁금해하는 구절이 나온다. 어릴 때부터 식습관과 운동 같은 교육을 잘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담겨있는 가사다.

과학자들이 이 노래를 만들었다면 '키우셨니' 부분을 '낳으셨니'로, '어머님'을 '부모님'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 아버지의 체중이 자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뚱뚱하면, 자녀도 뚱뚱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정자에 새겨지는 체중

덴마크 코펜하겐대의 로마인 바레스 박사 연구팀은 이달 초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세포 대사)'에 게재한 논문에서 "남성의 정자(精子)에서 체중에 따라 다른 유전자(DNA) 패턴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바레스 박사는 정상 체중 남성 13명과 뚱뚱한 남성 10명의 정자를 채취해 비교했다. 그 결과 뚱뚱한 남성의 정자는 식욕 조절 및 뇌기능과 관련된 DNA가 위치한 자리에 정상 체중 남성과 다른 구조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DNA의 구조는 흡연·음주 등의 생활습관, 식습관 및 환경호르몬 등에 의해 일종의 화학적 표지가 생기면서 조금씩 변한다. 후천적으로 얻어진 유전 정보인 것이다. 구조가 변하면 어떤 유전자는 인체 기능을 조절하는 스위치가 켜지고, 어떤 유전자는 스위치가 꺼지는 현상이 일어난다. DNA 구조 변화로 식욕을 조절하는 유전자가 꺼진다면, 그 사람은 폭식과 과식을 하게 되면서 뚱뚱해지는 식이다. 바레스 박사는 "뚱뚱한 사람의 몸에서 생긴 DNA의 구조 변화가 정자에 각인돼 자녀에게 유전된다면 자녀 역시 뚱뚱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바레스 박사는 DNA 구조 변화가 비만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위 축소 수술을 받는 초고도 비만 남성 6명을 대상으로 수술 전과 수술 후 정자 상태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 뒤에는 식욕 조절 및 뇌기능과 관련된 DNA의 구조 대부분이 정상 체중 남성처럼 다시 바뀌어 있었다. 미국 비만학회 대변인인 앤서니 코뮤지 텍사스대 교수는 "흔히 아이를 가지려 할 때 여성들만 철저하게 몸관리를 하는데, 이번 연구는 남성도 함께 생활습관과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자녀에게 주변 환경 알려주는 신호

전통적인 생물학과 진화학은 후천적으로 얻어진 유전 정보가 자손에게 유전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하지만 지난 10년 사이 이런 믿음이 틀렸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후천적인 유전 변화를 연구하는 학문인 '후성(後成)유전학'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이다.

어머니의 영양 상태가 자녀의 체중과 관련이 있을뿐더러, 질병 발병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944년 네덜란드에 기근이 닥쳤을 때 임신한 여성들이 낳은 자녀들은 다른 시기에 태어난 아이보다 비만율이 높았다. 심장질환과 당뇨병도 많았다. 특히 이 영향은 손자대까지 미쳤다. 흡연과 음주 역시 자녀에게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동물 실험에서는 먹이를 많이 먹는 수컷 쥐를 건강한 암컷과 짝짓기시킬 경우, 새끼가 당뇨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DNA 구조 변화가 생기는 이유를 진화론으로 설명한다. 부모가 살았던 환경, 즉 먹이가 풍부한지 부족한지를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은 자녀가 살아남을 확률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후성유전학 연구는 이제 막 시작 단계다. 살아가면서 습관과 환경에 따라 엄청나게 많은 DNA 구조 변화가 일어나지만, 이 중 일부만 자녀에게 유전되는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코뮤지 교수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 대부분의 DNA 구조 변화는 지워지지만 일부는 남아서 유전되는 것 같다"면서 "자세한 변화 과정은 지금부터 밝혀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defying@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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